새해 미술전시 라인업…미술계도 인공지능·디지털 세상 탐구 많아져

↑ [서울][히토슈타이얼]히토 슈타이얼, 소셜심, 2020, 단채널HD비디오, 18분 19초, 라이브 컴퓨터 시뮬레이션 댄싱 마니아, 가변크기, 작가, 앤드류크랩스 갤러리 뉴욕 [사진 제공 = 에스더 쉬퍼]

올해 국제 미술계 시선이 서울로 쏠린다. 9월 초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이우환·유영국·권진규 등 국내 간판 작가들과 이안 쳉·히토 슈타이얼·다니엘 뷔렌·무라카미 다카시 등 해외 주요 작가들 전시가 대규모로 펼쳐진다. 다만 미술품 구매 열기가 뜨거워지자 기획전보다는 개인전이 많아졌고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미디어 아트가 활발해졌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과 리움 기획전이 지방 순회 전시에 나서고 지역 미술관에서 볼 만한 전시도 많아 졌다.

↑ [과천][백남준효과]휘트니 비엔날레 서울전 포스터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한국이 낳은 세계적 미디어아트 선구자 백남준이 올해 탄생 90주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백남준의 초대형 설치작품 '다다익선'이 복원후 재가동될 예정이라 11월부터 백남준과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관계를 조망하는 '백남준 효과'가 열린다.
서울관에서는 독일 미디어아트 대가 히토 슈타이얼 국내 첫 개인전을 4월 개최할 예정이다.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문제를 영상과 저술, 비평 등 입체적으로 다뤄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코로나19 상황과 연결된 신작도 선보인다.

↑ [덕수궁][문신 기념전]문신, 닭장, 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141×103.5cm.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7월부터 기하학적 초상 조각으로 유명한 문신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청주관에서는 최근 비대면 환경에서 확산된 배달 문화를 미술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주제기획전 '전시 배달부'를 7월 개막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3월에 서소문본관에서 한국 근대 조각 선구자 권진규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지난해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은 140여 점을 기반으로 대규모다. 6월에는 프랑스 설치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 Studio Remi Villaggi - 50 Bd de l`Europe - 57070 Metz Port: + 33(0)6 80 14 94 95 강서경_발루아즈 수상전_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MUDAM) 설치 전경 [사진 제공 =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은 미국 작가 이안 쳉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3월에 선보인다. 인공지능(AI)과 게임엔진, 인터랙티브 기술 등을 활용해 끊임없이 스스로 진화하는 디지털 생명체를 예술작품으로 창조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가다. 4월에는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참가한 중견작가 강서경의 첫번째 대규모 미술관 개인전이 준비됐고, 2016년 중단됐던 신진 작가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전시도 재개된다.
올해는 지방에서 대규모 전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에서 예약이 힘들어 못봤던 이건희 컬렉션은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 등 지역 순회전시가 2회 예정됐다. 리움의 재개관 기념전인 '인간, 일곱 개의 질문'도 2월에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옮겨서 전시될 계획이다.

↑ Daniel Buren,Comme un jeu d'enfant, travail in situ, MAMCS, Strasbourg, 2014. De_tail. _ DB-ADAGP

대구미술관은 프랑스 미술 거장 다니엘 뷔렌 개인전을 하반기 열 예정이다.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뷔렌은 '줄무늬 작가'란 별명처럼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시각적 경험을 이끌게 해주는 공공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

↑ Felis Catus Animatus _ Mus Animatus, 2006-2007 (2 부산시립미술관이 한국현대미술 조망하는 작가로 선정한 이형구의 작품 아니마투스 연작 [사진 제공 =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일본 팝아트 대표주자 무라카미 다카시 전시가 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4번째 주자로 9월에 개막하고, 한국현대미술을 조망하기 위해 이형구의 20년 작품 활동을 돌아보는 전시도 3월 예정됐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작가였던 그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의 가상 골격을 만든 설치 작업 '아니마투스' 연작으로 유명하다.

↑ 리움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여는 이안 쳉의 뉴욕 전시 장면 [사진 제공 = 이안 쳉 홈페이지]

주요 갤러리에서도 국내외 대표작가들이 나선다. 국제갤러리는 4월에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을 서울·부산에서 동시에 개최한다. 서울점에서는 1세대 단색화가 하종현 개인전(1월)과 추상미술 거장 유영국 20주기 기념전(6월), 알렉산더 칼더와 이우환 작업을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9월)을 연다.

↑ [Kukje Gallery] Yoo Youngkuk_Work 국제갤러리 유영국 전시 작품 이미지

가나아트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1~3관과 나인원까지 전 관에서 동시에 3월부터 대규모로 에드먼드 드왈 개인전을 연다. 영국의 문필가이자 도예가인 그는 특정 지역 역사와 연계된 대규모 도자기 설치 작업으로 각종 비엔날레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받은 바 있다.
갤러리현대는 국내 실험미술 선구자 이승택과 설치미술가 강익중의 개인전,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가 김아영의 미디어아트 전시를 열 예정이다. PKM갤러리는 7월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프 엘리아슨 개인전이 주목된다. 학고재는 2월에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북유럽관 대표 작가였던 안드레아스 에릭슨 개인전, 9월에 제주 출신 작가 강요배 개인전을 개최한다.
미술계 관계자는 "미술 시장이 역대급 활황이다 보니 갤러리들이 굳이 기획전을 준비하기보다는 작품 판매에 유리한 개인전 위주로 준비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Kukje Gallery] Ugo Rondinone_yellow red monk 국제갤러리가 전시할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 yellow red monk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