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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도높은 시적 정취 드러낸 류경채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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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교마을 75-5` 1975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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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85-6` 1985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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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적 액션을 분출한 이상욱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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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B’ 1984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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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 1973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전시제목의 '에이도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존재사물에 내재하는 본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상(事象)의 본질을 좇는 추상회화의 속성을 의미한다.
한국적 추상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 유영국(1916-2002), 남관(1911-1990)을 제외하고 이들 뒤를 이어 추상회화 족적을 남긴 1920~30년대생 작가들 위주다. 이봉상(1916-1970, 서울)과 류경채, 강용운(1921-2006, 전남 화순), 이상욱, 천병근(1928-1987, 경북 군위), 하인두(1930-1989, 경남 창녕), 이남규(1931-1993, 대전) 등 7인의 작품 총 57점을 모았다. 별관 전시장 한편에 작가들 교류 활동 기록을 모은 아카이브 섹션도 선보였다. 대부분 후학을 양성하고 훈장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고후 상당기간 전시가 없었던 역사는 반성할 만하다.
김복기 교수는 "한국 추상회화는 서구 미술의 추상계보로 온전히 설명이 안된다"면서 "현대미술의 큰 흐름인 추상회화라는 보편적 형식에 한국정신을 담아 주체적으로 자기화하려는 과정이야 말로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예술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미란 학고재 디렉터는 "단색화로 촉발된 한국미술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단색화 전후 좌우로 미술사 연구를 펼쳐 더욱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기획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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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태를 환원하고 원시적 비전을 표현한 이봉상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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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분화시대 이후2` 1968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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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현실주의적 신비주의 천병근 [사진 제공 = 학고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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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 1959년 [사진 제공 = 학고재] |
강용운은 전남 광주에 남아 호남 추상미술을 개척한 존재다. 전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1943년작 '눈이 있는 정물'을 선보였다. 1960년대 장판지에 물감을 흘리거나 뿌리고, 불을 지피는 등 다양한 재료 실험을 펼친 작품을 선보였다면 1970년대는 전통 수묵화처럼 묽은 물감으로 담백하게 자연의 정감을 녹였다.
이밖에 오방색을 활용해 불교적 세계관을 구현한 하인두와 가톨릭 신자로서 생명의 빛을 표현한 이남규도 인상깊다.
잊혀진 작가들의 DNA(유전자 본체)가 후대로 이어진 것도 흥미롭다. 하인두는 부인 동양화가 류민자의 사이에서 요즘 인기 절정인 '칼라 밴드'작가 하태임과 'White’연작으로 유명한 하태범 작가를 낳았다. 류경채는 조각가 류인과 류훈의 부친이다. 강용운의 아들
전시는 2월6일까지. 전시 관련 학술세미나도 22일 오후 1시 학고재에서 열린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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