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에스파가 가상 멤버 `아이 에스파(æ-aespa)`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 CJ ENM] |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시상식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걸그룹 '에스파'의 등장을 알리기 위한 의도한 연출이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멤버가 가상 세계 속 또 다른 자아와 소통한다는 이야기로 활동하는 이 그룹의 콘셉트를 반영한 '예기한 사고'였다.
↑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거대한 뱀 `블랙 맘바`가 에스파 멤버들을 에워싸는 모습이 확장현실(XR)로 구현됐다. [사진 제공 = CJ ENM] |
무대는 에스파의 가상 멤버 '아이 에스파(æ-aespa)'가 등장하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가상 멤버들은 'Savage'의 군무를 펼치며 머리 위 블랙맘바를 경계하는 인간 멤버들을 호위하듯 에워싸며 등장했다. 인간 멤버들과 같은 동작을 선보이는 가상 멤버들의 움직임에 관객의 호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 무대는 대면으로 이뤄졌지만 현장에 있던 500여명의 관중들의 눈에 파편과 뱀은 보이지 않았다. 철저히 TV와 모바일 시청자에게 특화된 특수 효과였다.
올해 22년째를 맞으며 국내 최대 음악 시상식으로 자리잡은 MAMA는 해를 거듭할 수록 최신 정보기술(IT)을 적용한 다양한 무대 연출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비대면 공연의 일상화로 온라인 방청객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이에 맞는 다양한 연출을 IT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전 세계 K팝의 관심이 가수와 노래에 이어 무대 연출로 이어지면서 '미래형 공연'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드러났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에스파에 이어 NCT 127 'Favorite(Vampire)' 무대에서 현재와 미래의 광화문을 XR로 재현한 배경을 선보이며 화려함을 더했고, NCT DREAM의 '맛(Hot Sauce)’ 무대에서도 거대한 핫소스 병 속에서 멤버들이 등장하는 연출로 재미를 더했다.
해체 후 3년 만에 재결합한 워너원의 '봄바람' 무대에서는 야광봉을 흔드는 팬들 위로 벚꽃이 흩날리는 연출이 펼쳐졌다. 스트레이키즈의 '소리꾼'에서는 침공하려는 듯한 우주선을 무대 위로 띄우며 멤버들의 카리스마를 부각했다.
시각 효과와 함께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한 청각적 효과도 마련됐다. 행사 전 미리 녹음한 국내외 팬들의 함성 소리를 받아 시상식 진행에 맞춰 재생했다. 2년 만에 대면 개최를 결정했지만 방역 수칙에 따라 관객이 떼를 지어 노래부르거나 함성을 지를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MAMA 연출을 총괄한 박찬욱 엠넷 책임프로듀서(CP)는
[파주 =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