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웅필 개인전 _SOMEONE_ 전시전경,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 |
마스크를 쓰고 다녀 더더욱 표정을 읽기 힘들어진 시대에 와닿는 그림이다. 사람 형체와 이목구비를 최소한의 선만으로 표현해 인물 내면 초상화를 만들고 마치 숲처럼 그림으로 하얀 전시장 벽을 가득 채웠다. 코로나19로 고립감을 느끼는 인간들이 이 공간 속에서만이라도 한꺼번에 모여 '정모(정기모임)'라도 하는듯 싶다.
↑ 4. 변웅필, SOMEONE 2021 Oil on canvas 41x32cm |
↑ 변웅필, SOMEONE, 2021, Oil on linen, 53x41cm |
강화도에서 상경한 변 작가는 오랜 만에 상경해 사람들을 만나니 '방언 터진듯' 수다스러워졌다. 대학 강의를 끊고 전업작가로 돌아서 오롯이 그림만 몰입하려 서울을 떠났다.
그는 국내서 상업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전국적인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미술의 길에 들어섰다. 동국대 졸업후 독일 뮌스터미술대학에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와 마이스터과정을 마치고 현지에서 활동하다 귀국한지 이제 15년 가량 됐다.
↑ 강화도 작업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한 변웅필 작가 |
↑ 변웅필, SOMEONE, 2021, Oil on canvas, 90cm x 146cm |
사실적이면서도 기괴한 분위기의 일그러진 자화상 연작을 해서 주목받았으나 2018년경부터 형태를 간략화하고 최소한의 선을 사용해 정물화 같은 초상화 연작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적 미술은 '소박미'에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평화롭지만 알듯 모를듯한 표정이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을 떠올리게 한다. 색감도 우리 전통 오방색이 기반이지만 좀더 밝고 세련돼 현대적인 느낌이다.
↑ 변웅필 개인전 _SOMEONE_ 전시전경, 청담동 아이프라운지 |
↑ 변웅필 작가 -1 |
그의 그림은 철저함이 생명이다. 붓질은 가로선으로 그리되 마치 디지털프린트처럼 표면이 너무 깔끔하다. 지속성을 위해 아주 좋은 재료만 사용하고 심지어 전시장 액자틀까지 본인이 손수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동양화처럼 집중해서 하나의 붓질로 처리한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인간이 아닌 진짜 정물화를 발견했다. 작가가 다음 전시 주제로 삼는 'Someting(의미있는 사물)' 연작의 시작이다. 이후에는 'Somewhere(의미있는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