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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카르도 무티가 2018년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린 빈필하모닉 신년 음악회에서 연주를 마친 뒤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
20세기 거장 지휘자였던 브루노 발터는 1960년 한 인터뷰에서 "1897년 처음 들었던 빈필의 사운드와 현재 사운드가 똑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빈필이 만들어내는 음색과 음향은 그만큼 특별하다. 흔히 "금빛 찬란한 음빛깔" "실크와 벨벳 같은 우아함의 극치" 등 표현으로 빈필 사운드를 묘사한다. 빈필의 전용 연주홀인 무지크페라인은 빈필이 지향하는 사운드를 반영하듯 황금홀로 지어졌다. 빈필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19세기 후반에 사용하던 악기를 그대로 사용한다. 빈 오보에, 욀러 클라리넷, 빈 호른, 로터리 트럼펫, 로터리 튜바, 슈넬라 팀파니 등 빈에서 개발됐거나 오랫동안 사용된 악기들이 여전히 예전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빈필은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제35번 D장조 '하프너'와 슈베르트 교향곡 제9번을 연주한다. 두 곡 모두 빈에서 작곡된 '메이드 인 빈'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음악적 최전성기인 최후의 10년을 빈에서 보냈다. 슈베르트는 빈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였다. 빈필에게 이들 작품은 '나의 노래' '우리의 음악'인 셈이다. 피아니스트 최희연은 "빈 적인 사운드는 우아하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금빛을 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빈필은 빈 사람들의 소리 미학과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필은 여타 교향악단과 달리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다. 한스 리히터, 구스타프 말러,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등 음악사에 길이 남는 명장들이 상임지휘자로 빈필을 이끌기도 했지만 1954년 이후 상임지휘자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매 시즌마다 단원들이 선출한 객원 지휘자들이 악단을 이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다니엘 바렌보임, 세이지 오자와, 로린 마젤, 마리스 얀손스, 주빈 메타 등 거장들이 빈필과 호흡을 맞춰왔지만 유독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지휘자가 있다. 바로 이번 내한공연에 동행하는 이탈리아 거장 리카르도 무티(80)다. 무티는 세계 최고 지휘자만 오를 수 있다는 빈필의 신년음악회 지휘대에 무려 6차례 올랐다. 현존 지휘자 중 빈필과 가장 자주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빈필 단원 및 스태프는 모두 120명에 이른다. 무대에 오르는 단원 109명과 스태프 6명, 의사 4명, 그리고 지휘자 무티가 빈필 전용기를 타고 입국했다. 그야말로 한 군단이 움직이는 것이다. 티켓 가격도 일반 공연과 비교불가다. VVIP석은 43만원, VIP석은 38만원, 제일 싼 B석은 8만원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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