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씨가 왜 결국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나서게 됐을까요.
정설민 기자와 이 내용 뉴스추적 이어가겠습니다.
【 질문 1 】
시계를 거꾸로 한번 돌려보죠. 윤정희 씨 방치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게 올 초죠?
【 답변 1 】
네,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한 여배우가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과 딸로부터 방치당한 채 홀로 투병 중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형제들이 만나려고 해도, 죄수를 면회하듯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곧 이 여배우가 윤정희 씨라고 밝혀졌고요.
며칠 뒤 공연을 위해 입국한 백건우 씨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었습니다.
▶ 인터뷰 : 백건우 / 피아니스트 (지난 2월)
- "영화배우 윤정희 씨는 하루하루 아주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 질문 2 】
백건우 씨가 지금 문제 삼는 게, 동생뿐 아니라 한 방송사의 보도프로그램이죠?
【 답변 2 】
지난달 한 방송사에서 윤정희 씨 방치 의혹에 대해서 추적 보도를 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윤정희 씨의 동생은, 백건우 씨가 막고 있는 탓에 윤정희 씨를 2년 넘게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급하게 한국을 떠나느라 치매약도 챙기지 못했고, 프랑스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요양원을 알아볼 때도 1인실은 600만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6인실을 고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질문 3 】
방송사 보도프래그램도, 청와대 국민청원도 모두 윤정희 씨의 동생이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무슨 갈등 같은 게 있었던 걸까요?
【 답변 3 】
윤정희 씨는 6남매 중 장녀인데요.
백건우 씨는 윤정희 씨가 번 돈은 모두 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백건우 씨가 1980년부터 한국에서 받은 연주료는 윤정희 씨 동생이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40년 가까이 흘러서 지난 2019년 확인해 봤더니 통장 잔액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2003년부터 최소 21억 원이 사라졌다는 게 백건우 씨의 주장입니다.
이것 때문에 계좌 비밀번호를 바꾸면서 윤정희 씨 동생들과 갈등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윤정희 씨 동생들은 백건우 씨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으로 재산 문제를 제기한 거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 질문 4 】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건, 백건우 씨와 윤정희 씨는 워낙 금실이 좋기로 유명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답변 4 】
두 사람은 1972년 독일에서 처음 만나 4년 뒤 결혼했는데요.
천재 피아니스트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의 만남은, 그야말로 '세기의 커플' 탄생이었습니다.
백건우 씨는 40년 넘게 윤정희 씨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고, 윤정희 씨는 백건우 씨의 구두를 닦아준 것으로 유명한데요.
두 사람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아 휴대전화도 한 대를 같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백건우 씨가 끼고 있는 결혼반지가 눈에 띄었는데요, 두 사람의 유일한 결혼 예물이라고 합니다.
윤정희 씨는 백건우 씨의 공연 때마다 객석 맨 뒷자리에 앉아서 응원하는 등 내조의 여왕이었는데요.
▶ 인터뷰 : 윤정희 / 영화배우 (지난 2011년)
- "제가 세계를 돌아다녀도…. 아주 참 훌륭한 피아니스트 사랑해주세요."
2019년부터는 알츠하이머가 악화돼 백건우 씨의 공연 일정에 동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질문 5 】
그럼 윤정희 씨가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선 것은 언제인가요?
【 답변 5 】
윤정희 씨가 지난 2018년 11월 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 선 게 마지막입니다.
공로상을 수상하러 무대에 올라갈 때도 부축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윤정희 씨는 1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여왔고요, 정확한 진단을 받은 건 2017년입니다.
윤정희 씨의 투병 사실은 지난 2019년 백건우 씨가 언론을 통해 직접 공개하며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특히 윤정희 씨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는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작품인데요.
공교롭게도 윤정희 씨가 맡은 '미자'라는 역할이 알츠하이머를 앓는 인물이었습니다.
영화 촬영 당시 이미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윤정희 씨는 투병 중에도 40~50년 전 영화 촬영 현장을 생생히 기억하는 등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여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