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오히려 한국어가 다른 문화 속으로
오빠·먹방·피씨방 옥스포드 사전 등재
↑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현지시간 20일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모국어 오염과 싸우는 한국'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 사진=더타임스 |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한국의 언어문화 실태를 소개하며 한국식 영어표현인 '콩글리시'를 조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더타임스는 현지시간 20일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모국어 오염과 싸우는 한국'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더타임스는 한글날이던 지난 9일 김부겸 총리가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줄이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정부가 많이 쓰는 '위드 코로나' '언택트' 등이 콩글리시라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위드 코로나'는 한국정부가 내달부터 시행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표현한 말인데, 사실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것입니다.
접촉없는 결제(contactless payments)를 '언택트'로 표현하는 것도 어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매체는 영어 발음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해 굳어진 외래어도 콩글리시라고 밝혔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쓰는 'fork'는 한국에서 'f'가 아닌 'p' 발음으로 시작하는 '포크'로 통하고 'juice'는 장모음이나 강세가 없는 '주스'로 발음되는 콩글리시 단어가 됐다는 것입니다.
영어 단어를 축약하거나 두 단어를 이어 붙이는 바람에 영어 사용자는 전혀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경우도 콩글리시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코미디언 대신 개그맨으로 부른다든지 베스트 프렌드를 베프로, 인사이더를 인싸로 부르는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vomit'(토하다)를 오바이트로, 구경만 하는 쇼핑인 윈도 쇼핑을 아이 쇼핑이라고 하는 한국 특유의 영어 단어 조합도 이 신문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트렌치코트를 뜻하는 '버버리'(Beobeori)는 브랜드 이름 'Burberry'를 한국화한 사례로 꼽혔습니다.
특히 신문은 김 총리가 "한글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전염병을 이겨내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온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참 소통의 토대가 됐다"고 언급한 부분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공문서를 한자로 썼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말과 일본식 이름을 쓰기를 강요당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이 쓰는 영어의 영향을 받았다"며 한국인이 강대국의 지배를 받으며 자신의 말을 순화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성향을 갖게 됐다고 신문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많은 언어학자는 '콩글리시'를 언어의 성장과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특히 한국 음식과 영화·K팝,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PC bang'(PC방), 'oppa'(오빠), 'mukbang'(먹방) 등 26개의 단어를 새로 등록했다며,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간 사례를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