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 수 없는 분들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수어를 통해 K 팝을 알리는 외국인이 있습니다.
한국인도 어려운 노래의 가사와 메시지를 수어로 세계에 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상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BTS 다이너마이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한 여성.
다른 커버영상과 다른 점은 입을 움직이지 않고 많은 손동작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음악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수어영상입니다.
▶ 인터뷰 : 사오리 / 수어 아티스트
- "2018 평창 올림픽 패럴림픽 홍보대사를 하면서 그때 현장에서 사용된 언어가 한국수어였어요. 제가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조금 더 의미 있게 희소성을 갖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표정과 공간 등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수어는 세계 공용이 아닙니다.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국 수어를 배우는 건 쉽지 않았지만 사오리씨는 K팝을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 사오리 / 수어 아티스트
- "퍼포먼스를 봐도 정말 완성도도 높고 저 자신도 엔터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제가 뭔가 한국과 일본의 그런 엔터 쪽에서 가교 역할이 되고 싶다 생각해서."
수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지 3년, 수화통역사 필기시험을 통과한 국내 최초의 외국인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사오리 / 수어 아티스트
- "한국어는 멜로디에 맞게끔 되게 섬세한 가사들이 담겨 있어도 표현이 잘 예쁘게 할 수 있는데 일본어로 했을 때 조금 촌스러운 느낌이 들고 안 예뻐요."
K팝 수어 커버 영상은 가사가 수어로 잘 전달되도록 직역이 아니라 의역을 하고, 춤과 퍼포먼스까지 곁들이다 보니 영상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어가 세계인의 벽을 허무는 문화 콘텐츠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 인터뷰 : 사오리 / 수어 아티스트
- "BTS가 했던 안무가 국제수화를 사용하시더라고요. 미국수어가 아닌 국제수어를 선택했다는 건 정말 전 세계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심이…"
농인들 사이에선 이미 '수어 하는 일본인' K팝 전도사로 유명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더 많습니다.
▶ 인터뷰 : 사오리 / 수어 아티스트
- "저를 이해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전 세계 농인, 청인 분들과 함께 취약계층이라든가 환경문제 또는 이렇게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캠페인 영상 같은 거를 다 같이 만들어 가고 싶어요."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mbn27@naver.com]
영상취재 : 김인성 기자·임채웅 기자
그 래 픽 :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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