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온 고려 청자 6점, 8개월 보존처리 후 떠난다

↑ 벨기에에서 온 고려시대 유물 8점. [사진 제공 = 국립고궁박물관]

고려 시대 상감 청자 6점과 금속 공예 2점이 고국에서 8개월간 보존처리 후 소장처인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로 떠나기 전에 국내 관람객을 만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보존처리를 마친 고려 시대 공예품 8점을 공개하는 특별전 '고려 미(美)·색(色)-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연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 사업' 일환이다.
상감 청자 6점은 고려청자 장식 기법 중에서도 장식적 효과가 뛰어난 상감 기법으로 무늬를 표현한 작품들로,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6점에 장식된 무늬는 고려 시대에 널리 유행한 유형으로, 버드나무·갈대·연꽃 등과 새가 어우러진 물가 풍경 무늬, 구름과 학을 표현한 운학(雲鶴) 무늬, 포도 넝쿨과 어린아이(동자)가 함께 있는 포도 동자 무늬로 나눌 수 있다.
6점 중 14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는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발'을 제외한 나머지 5점은 1888년 조선에 파견된 최초 주 조선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1853~1922) 수집품이다. 그 후 다른 소장처를 거쳐 1946~1947년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변색된 부분, 깨진 조각들 사이에 틀어져 있던 부분을 제거하고 안전하게 다시 붙이는 것을 기본으로 청자 보존처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발' 2점은 각각 과거에 일본식 금칠 수리기법으로 접합한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해체 후 유물에 손상 없이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는 성질의 접착제로 다시 붙였다. 일본식 금칠 수리는 파손된 조각을 옻 혼합 접착제로 붙인 후 이음매를 금가루 등으로 채색·마감하는 기법이다.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발'은 과거에 20여 조각 이상으로 파손돼 석고로 붙여놨던 것을 해체 후 제거 가능한 재료를 이용해 다시 접합했다. '청자 상감 포도 동자 무늬 표주박 모양 주자'는 과거 벨기에에서 복원한 손잡이와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가 현재 남아 있는 고려청자 표주박 모양 주자들의 형태·각도·크기·무늬 등과 종합해 비교한 결과,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내외 청자 관련 자료를 3차원 이미지로 비교·분석해 주구와 꼬임 모양 손잡이로 다시 복원했으며 물이 들어가는 수구(水口)와 뚜껑도 새로 복원해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 청자 상감 포도 동자 무늬 표주박 모양 주자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국립고궁박물관]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병'은 기존에 보존처리 된 병 입구 두 군데가 변색해 색만 지워내고 원래 색감과 이질감이 들지 않게 색을 맞춤했다.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표주박 모양 병'은 석고로 복원된 병 입구 일부 변색부분을 제거하고 다시 형태 복원해 색 맞춤했다.
'금동 침통'과 '청동 정병'은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 사업' 중 금속 문화재로서는 처음으로 보존처리된 작품들이다. 금속 공예품의 보존처리 기본 방향은 원형을 보존하고 부식이 지속되는 것을 최대한 늦춰 안정화하는 것이어서 2점 모두 표면 부식물 제거해 안정화와 강화처리를 했다. '금동 침통'은 연꽃과 넝쿨 등 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 작품으로 접합선 은땜 재료가 부식되면서 생성된 검은 부식물을 제거했다. '청동 정병'은 물을 넣고 빼는 첨대(尖臺)의 꼭지 일부가 깨져 없어진 상태여서 복원 조각을 만들어 언제든 탈부착할 수 있도록 접합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복원 처리를 통해 온전한 미(美)와 색(色)을 되찾은 고려 시대 공예품 8점을 집중해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을 연출하는 한편, 17일부터 온라인으로도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콘텐츠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에서 전시유물 보존·복원 과정과 전시해설 인터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