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윤보형 |
지금의 MZ세대 아트테크 열풍에 일조한 이 책 저자이자 법무법인 디라이트 윤보형 변호사(34) 역시 월급 상당액을 그림에 투자한다. 일본 인기 작가 구사마 야요이와 나라 요시토모, 한국 추상화 거장 윤형근, 박서보, 이우환, 달항아리 그림 작가 최영욱 등의 원화·판화·아트상품 40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10여간 평균 투자 수익율이 600~700%에 달한다.
최근 만난 윤 변호사는 "작게는 1.5배, 많게는 20배 오른 작품도 있다"며 "그림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옷이나 가방, 가전제품에는 돈을 아끼는 편이다. 명품 효용 가치는 그리 오래 가지 않지만 그림은 평생 간다"고 말했다.
그의 컬렉션은 2010년 요시토모 그림이 인쇄된 비치타월 아트상품 한정판을 구입하면서 출발했다. 12만원에 샀는데 최근에는 2000만원대까지 폭등했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해 오랫동안 저축한 돈으로 그림을 사기 시작했다"며 "팍팍한 일상에 지칠 때 그림을 보면 위로와 영감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시절 서울대미술관 도슨트(전시 설명 안내인)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림을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안목을 키웠다.
집에서 매일 보고 싶어 산 그림이 가진 힘은 생각보다 컸다. 그는 "여가 시간에 작가 생애와 작품세계, 가치관이 담긴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내 감정을 작품에 이입할 때 행복하다"고 했다.
"윤형근이 장인 김환기가 미국에서 고생하면서 이룬 전면 점화 전시에 충격을 받아 '청다색' 연작을 시작하게 된 글을 읽은 후 작품을 좀 더 이해하게 됐어요. 유화 번짐으로 완성한 전면 점화를 본 윤형근이 유년시절 사군자를 배우면서 익힌 먹의 번짐을 작품에 활용하기 시작했죠. 구사마 예술은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비롯된 정신착란과 편집증을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고요. "
문외한들은 점만 잔뜩 찍어놓은 듯한 구사마의 무한 그물 작품 'Infinity-Nets'가 20억~30억원대에 팔리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윤 변호사는 "여행이 돈을 주고 경험을 사는 것이라면 그림은 작가 시간과 가치관, 인생이 응축된 예술작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취미로 즐기면서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게 아트테크 장점이다. 미술품은 취득세, 등록세, 보유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양도세도 6000만원 미만 작품과 국내 생존 작가, 조각의 경우 면세된다. 부동산 규제에 막힌 유동자금이 미술 시장으로 몰려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미술품 구입 후 최소 7년 장기 보유해야 가격이 오르지만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구사마 작품은 지난 10년간 평균 30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그렇다면 이제 막 아트테크에 눈 뜬 초보자들은 어디서 어떤 그림을 사야 할까. 윤 변호사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려면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유명 경매사 사이트를 자주 검색하고 아트페어(미술품 거래 장터)를 다니면서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목돈이 없어도 유명 작가 판화·아트상품으로 시작하면 되요. 주변에서 추천해도 내가 정말 좋아해서 오래 소장할 작품을 골라야 성
그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해 미술시장(연간 4000억원대)이 작아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며, 부동산처럼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면서도 "초보 컬렉터들이 산 그림값이 떨어져 냉담자가 될까봐 걱정된다"며 미술시장 과열을 걱정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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