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원 신윤복 `미인도`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
신윤복 '미인도'는 쌍꺼풀 없는 눈에 초승달 눈썹, 아련한 눈빛, 앵두 같은 입술을 지니고 있다. 얼굴 표정은 담담한데 옷차림은 관능적이다. 풍성한 치마 밑에 살짝 드러난 하얀 버선, 노리개를 들고 옷고름을 쥔 손의 자태는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그림 왼편 상단에는 "가슴 속에 춘정이 가득하니, 붓 끝으로 겉모습과 함께 속마음까지 그려냈네(盤薄胸中萬化春, 筆端能言物傳神)"라고 쓴 제화시(題畵詩)가 있다. 절절한 시 내용이 신윤복이 사랑한 여인을 그린 것이라고 알려준다.
조선 시대에 드물게 여인의 전신 초상을 그린 이 그림은 1957년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고미술전람회'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1960년대 이후 생성된 한국미 담론 속에서 전통적인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으며, 1980년대 미술사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조선 미인도 가운데 최고의 걸작", "전통적인 한국 미인상", "회화사상 최고의 미녀"로 인정받게 됐다.
↑ 천경자 1978년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기획전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10월 10일까지)에서 한국 여인도의 변천을 감상할 수 있다.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35점과 근현대미술 130여점의 공통점을 찾아 한국적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전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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