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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사진제공=대구미술관> |
오는 8일 개막을 앞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작 4점 제목 아래 명시된 소장처다. 지난 4월 말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 1488점 중 도상봉 1970년작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과 1974년작 '정물 A', 이중섭 1950년대 은지화, 박영선 1956년작 '소와 소녀'가 먼저 일반 관람객을 만난다. 서울에서 열리는 첫 이건희 컬렉션 전시다.
6일 언론 공개회에서 만난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도상봉 정물화 2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삼성미술관 리움에 대여를 요청하려던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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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상봉 1970년작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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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상봉 1974년작 '정물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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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1956년작 '소와 소녀' |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관람객이 4~5배 늘었다"며 "그동안 젊은층이 많았지만 미술관에 처음 오는 중장년 관람객까지 줄을 잇는다. 삼성그룹 모태인 삼성상회와 제일모직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 출발해 노년층의 관심도 뜨겁다"고 밝혔다.
8월 29일까지 계속되는 대구미술관 특별전 작품 중 대구 출신 화가 이인성 1934년 회화 '노란 옷을 입은 여인' 등 작품 7점이 화제다. 기존에 대구미술관이 소장한 이인성 작품 7점까지 더해 조선 향토색을 지향한 그의 작품 세계를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변종하 1976년작 '오리가 있는 풍경', 이쾌대 1960년작 '항구', 서진달 1934년작 '나부입상', 서동진 1924년작 '자화상' 등 대구 출신 화가들의 작품과 경북 울진 출신 유영국 1974년작 '작품'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아름다운 유산-이건희 컬렉션 그림으로 만난 인연'을 개막한 광주시립미술관도 8월초까지 예약이 줄이어 하루 관람 제한 인원(현재 500명)을 늘리는 것을 검토중이다. 8월 15일까지 전남 신안군 출신 한국 추상화 거장 김환기 '30-Ⅲ-68#6', 남도화단 뿌리 역할을 한 오지호 1978년작 '계곡추경', 5·18광주민주화운동 직후 시위 군중을 표현한 이응로 '군상' 연작 3점과 문자추상 2점, 이중섭 은지화 4점과 엽서화 4점, 조선대 미대 교수로 재직했던 임직순 1978년작 '포즈' 등 작품 30점을 펼친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말로만 듣던 김환기, 이중섭 작품을 광주에서 본다는 것만으로 감동하는 관람객들이 많다.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이 찾아와 이건희 컬렉션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광주와 대구, 양구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찾아가는 전국 투어 족도 있다"고 말했다.
양구 박수근미술관은 지난 5월 6일부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가한 봄날, 고향으로 돌아온 아기 업은 소녀'를 열어 관람객이 3~4배 늘었다고 밝혔다. 주중에는 100명, 주말에는 300명 이상 찾아온다.
엄선미 박수근미술관장은 "인근 지역 뿐만 아니라 대구, 김해, 부산,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관람하러 오고 자원봉사자들이 미술관 운영을 돕고 있다. 이렇게까지 이건희 컬렉션에 관심이 뜨거울 줄 몰랐다"며 "양구군 의회에서도 소장품 구입비를 늘려주겠다고 전폭적 지지를 보내줘 신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박수근미술관은 10월 17일까지 박수근 1962년작 '아기 업은 소녀', 1964년작 '농악', 1950년대 '한일'(閑日·한가한 날), 1963년작 '마을풍경' 등 유화 4점과 드로잉 14점 등 18점
이건희 컬렉션이 기대 이상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전국 지방자치단체 30여곳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자체들이 미술관 건립 입지와 조감도까지 제시하며 최적지임을 내세우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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