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융합예술교육 프로그램 수업이 진행되는 PC화면을 보고 동작을 따라하는 학생들. <사진제공=애이비씨랩> |
제 교수는 "링거 줄을 몸에 달고 있는 아이들이 부담없이 따라할 수 있는 발레 마임(감정 표현 동작)을 가르치거나 일상생활을 움직임으로 나타내도록 유도한다"며 "사각 PC 화면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눈과 코, 손 등으로 공간 탐색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병원 생활에 지친 아이들이 보고 싶은 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청하면 영상으로 제작해 보여줬다. 그동안 신나는 여름 바캉스와 생일파티 등을 주제로 활기찬 무용 작품을 선물했다.
제 교수는 "처음에는 영상 수업 한계 때문에 무력감을 느꼈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아이들의 반응을 느끼면서 차츰 생각이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예술을 잘 하게 하는 교육을 했다면 지금은 학생들에게 말을 걸고 듣는 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가 26일 제4회 유네스코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에서 '팬더믹 이후의 온라인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가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가'는 주제로 발표를 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개최하는 학술대회로 24일~26일 온라인으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위기의 시대, 행동하는 예술교육'을 주제로 독일, 케냐, 호주, 싱가포르 등 13개국 문화예술교육 학계 인사들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간다. 세계 각국 35팀 발제자들이 기후위기, 다양성, 포용, 평등, 팬데믹 그리고 회복과 치유 등을 주제로 다양한 현장사례연구를 들려줄 계획이다.
↑ 박신의 유네스코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26일 기조발제를 하는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 대학교의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의장 베냐민 외리센은 '예술교육 과제로서의 문화적 회복력과 미적 회복력'을 주제로 총기 사고 등 혐오 범죄 등을 막기 위한 문화 다양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위기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예술교육 장르도 소개된다. 서울과 용인 초·중·고등학교 예술강사 배성종 씨는 온라인으로 연극을 가르치기 어려워 개발한 새로운 종합예술교육을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사춘기 학생들이 웹캠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꺼려해 낭독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또한 작가, 배우(음성 연기), 음향, 미술, 편집 등 6개 분야로 세분해 각자 역할을 준 후 영상작품을 완성시켰다.
배 씨는 "연극도 영화도 아닌 새로운 영상 작품이 나왔다"며 "단톡방으로 학생들과 제작 방향을 논의하게 되면서 대면 수업보다 소통이 늘어난 것 같다. 학생들이 결과물을 보고 뿌듯해하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 PC 영상을 통한 비대면 융합예술교육 프로그램 수업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 <사진제공=애이비씨랩> |
1992년 시작된 유네스코 유니트윈은 현재 전세계 134개국 대학·고등교육기관 850곳이 참여하고 있는 연구협력사업이다.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는 매년 정회원국들을 순회하면서 개최되며 싱가포르(2017), 독일 뉘른베르크(2018), 캐나다 위니펙(2019)에 이어 네 번째로 서울에서 개최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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