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한국이라는 국가명이 들어가고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피카소의 유일한 그림인 이 작품이 발표된 지 70년 만에 한국에 왔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국내 전시가 추진됐으나 한 번도 성사되지 못한 이 그림은 현대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한국전쟁 발발 6개월 후인 1951년 1월 완성해 그해 5월 파리 '살롱 드 메' 전에서 공개한 '한국에서의 학살입니다.
폭 2m에 달하는 그림 오른편에는 중세기사처럼 철제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군인 여섯 명이 총칼을 겨누고 있습니다.
총과 칼끝이 향하는 왼편에는 성인 여자와 소녀 등 여덟 명이 알몸으로 등장합니다. 우는 아기를 달래며 오열하는 여인, 모든 걸 체념한 듯 눈을 감은 여인, 겁에 질린 아이를 몸 뒤로 숨기는 임신한 여인,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소녀가 보이며 바닥 쪽에 한 아이는 이런 상황을 모르는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습니다.
다음 달 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후 8월 29일까지 열리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은 '한국에서의 학살'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 작품 110여 점을 선보입니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1937), '시체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반전 예술 3대 걸작으로 꼽힙니다. 한국전쟁 특정 사건을 묘사한 것은 아니며, 프란시스코 고야와 에두아르 마네의 역사화 구도를 가져와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한 작품입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총감독은 "'게르니카'와 '시체구덩이'가 무채색인 데 비해 '한국에서의 학살'은 초록을 중심으로 여러 색을 썼다"라며 "초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의 학살'의 역사적인 한국 방문을 위해 이 작품을 가
전시는 입체주의 탄생부터 말년 작품까지 70년에 걸친 작품 흐름을 보여주면서 피카소의 삶과 예술을 조명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