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인 레퀴엠 D단조가 오는 4일 경남 통영 통영국제음악당 폐막 무대에 오른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 지휘자 사샤 괴첼이 지휘자로 나서고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파벨 콜가틴, 베이스 박종민이 대전시립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선다.
레퀴엠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지만 '모차르트 최후의 역작'이라고 말하기엔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모차르트 레퀴엠에 얽힌 비화를 알고 연주회를 찾으면 위대한 음악가의 삶을 둘러싼 비극과 역설이라는 관점에서도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1791년 7월 어느날 회색 옷을 입은 의문의 남성이 오스트리아 빈에 소재한 모차르트의 집을 찾아오면서 이 작품은 시작됐다. 이 남성이 전한 것은 자신을 대신해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진혼곡)을 써달라는 익명의 의뢰자의 메시지였다. 즉 모차르트는 고스트 라이터가 되는 것이고, 공식적으로 의뢰자가 레퀴엠의 작곡자가 되는 것이다. 대신 거액의 작곡료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당시 모차르트는 그해 9월 초연 예정인 오페라 '티토의 자비'와 '마술피리' 작곡 작업 때문에 체력적으로 한계 상황이었지만 경제적 궁핍함 때문에 이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엄청난 압박감 탓에 작곡은 진척되지 않았고, 결국 모차르트는 곡을 의뢰받은지 반년여 뒤인 12월 5일 사망한다. 죽은 이를 위한 작품인 레퀴엠을 쓰다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레퀴엠은 전통적인 성당 미사의 순서에 맞춰 △입당송 △자비송 △부속가 △봉헌송 △감사의 찬가 △주의 축복이 있으라 △하느님의 어린양 △영성체송 등으로 구성되는데, 모차르트가 사망할 당시 작곡이 완료된 것은 입당송뿐이었다. 자비송과 부속가, 봉헌송은 성악 파트만 완성됐고 오케스트라는 스케치만 이뤄진 상태였다.
이 곡은 모차르트와 작업을 함께 한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했다. 레퀴엠에서 가장 사랑받는 노래는 부속가 중 하나인 '눈물의 날이여(Lacrimosa)'인데, 모차르트는 이 곡을 8마디밖에 쓰지 못했다. 물론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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