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표적 된 '조선구마사' 논란…서경덕 "동북공정 빌미 제공"

↑ 조선시대 배경의 역사판타지물에 중국 음식을 등장시켜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조선구마사' /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캡쳐

조선시대를 묘사하면서 중국 음식을 등장시켜 오해를 불러일으킨 공중파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둘러싸고 역사왜곡 논란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4일 SNS에 글을 올려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면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이미 세계화 돼 있는 상황에서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해당 드라마 제작진은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고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분노에 찬 항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된 SBS를 "매국방송"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중국 돈에 취했으면 차라리 현대물을 만들라"는 등 프로그램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기업들은 드라마에 대한 협찬이나 제작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