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온라인 마케팅 산업 조명…류성실 작가 에르메스미술상 영예

↑ 류성실 작가. [사진 제공 = 에르메스재단]

"제 가능성을 보고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좋은 기회가 생긴 만큼 재미있는 작업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인 방송'을 통해 사기와 과장이 뒤섞인 온라인 마케팅 산업을 조명해온 류성실 작가(28)가 제19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영예를 안았다. 수상금 2000만원과 함께 신작을 실험하고 제작할 수 있는 전시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 신작으로 구성되는 수상 개인전은 내년 가을 에르메스 도산파크 전시장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펼칠 예정이다.
작가는 "수상 발표 전까지는 신작으로 모바일 기반 작업을 구상중이었는데,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전시할 수 있게 됐으니 웹과 오프라인 공간 특성을 적절히 활용한 작업을 계획중이다"고 말했다.

↑ 류성실 '대왕트래블 2020'

밀레니얼 세대 답게 그는 '1인 미디어 쇼'를 통해 예술과 비예술, 실제와 허구 등 기존의 이분법적 질서를 교란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체리장 시리즈', '대왕트래블 칭쳰 투어' 등 작품을 국공립 미술관을 포함한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해왔다.
'체리장 시리즈'는 총 6편의 영상·퍼포먼스 작업이다. 온라인상에서 '밈'(공유되는 재미있는 이미지와 영상)으로 소비되고 있는 가상의 인물인 '체리장'의 화려한 삶과 죽음, 부활에 걸친 일대기를 조명한다.

↑ 대왕트래블 칭쳰 투어- 김첨지 리바이벌 2019

'대왕트래블 칭쳰 투어'는 15분 단채널 영상 작업으로 최근 미니게임 형식 모바일 작업으로도 발표했다. 한국의 토착성과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충돌하며 드러나는 한국 사회 단면을 '패키지 투어'라는 소재를 통해 조명했다.
에르메스재단은 수상자 선정 이유에 대해 "류 작가는 자신의 가족사와 동시대 한국 정치사회적 이슈들, 전통적 형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합하고 재구성해 지역성과 보편성을 모두 함축하는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고 밝혔다.
2000년 시작된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작가를 발견해 도약할 기회를 제공하는 상이다. 매해 개최되다가 2016년 제16회부터 격년제로 전환됐다.

↑ BJ 체리장 2018.9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