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불교 전문가인 중화 법타스님(75. 은해사 회주)이 연구서를 냈다. 제목은 '북한불교백서 - 조선불교도연맹을 해부하다'(조계종출판사).
1989년 한국전쟁 이후 스님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후 줄곧 북한불교연구에 매진한 스님의 역작이다.
"북한에 관한 모든 연구는 정치 군사적인 것에만 집중되어 있어요. 북한 종교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이번 책은 북한 불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종합적으로 짚어본 결과물이예요."
법타스님이 처음 북한불교는 접한 것은 1985년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로 유학을 갔을때다.
"난데 없이 지도교수님이 북한불교 연구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인도철학 석사까지 하고 갔는데 좀 어이없었죠. 그래도 운명이려니 하고 공부를 시작했죠. 이후 미주리 클레이턴 대학에서 북한불교로 박사를 받았고, 한국에 와서 다시 북한학 박사를 했죠."
북한에서 불교는 자발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68개의 사찰이 남아있지만 모두 국가주도로 통일전선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북한의 승려들은 모두 통일전선부 소속 공무원이예요. 머리를 기른 사람도 많고 평소에는 승복을 입지도 않아요. 대중교통이 안 좋아서 산속에 있는 절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죠."
북한의 상황은 암울하지만 스님은 "그래도 불교에서 희망을 봤다"고 강조한다. 남북이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분야이기때문이다.
"북한도 서산대사 사명대사 만해 한용운 스님을 추앙해요. 사찰 유적과 불교문화의 소중함도 알고 있어요. 남북 교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게 불교예요."
스님은 북한 불교를 연구만 한게 아니라 여러가지 대북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밥이 통일이다'라는 명제아래 굶주린 북녘동포들을 위해 1997년 중반 사리원에 국수공장을 세웠고,
"이 책이 평화통일에 기여했으면 합니다. 유서와 유언을 남기는 심정으로 이 책을 부처님 앞에 봉정합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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