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하다 보면 진짜 키스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런데 아예 못 찍었죠. 이런 멜로드라마는 처음이에요. (웃음)"
MBC TV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내가예)를 통해 옛 멜로드라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배우 30살 임수향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남녀 주인공이 키스신조차 안 했기 때문에 텐션(긴장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섹시한 텐션이 이번 작품의 매력이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로 감정 소모가 많은 작품은 사실 처음이었어요. 그동안 사연 많은 역할을 했었지만, 예지 같은 캐릭터는 잘 없었죠. 대신 그만큼 억지로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릴 노력을 안 해도 예지의 인생에 쉽게 녹아들 수 있었어요. 또 이전 작품에서도 항상 사랑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굉장히 깊은 멜로였잖아요. 제가 또 1990년대 드라마를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불새', '가을동화',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배우를 꿈꿨으니까요. '내가예'가 그런 느낌이 나서 참 좋았어요. '사랑에 죽고 못 사는'. (웃음)"
예지를 둘러싸고 환(지수 분)과 진(하석진), 두 서씨 형제가 벌인 사랑 전쟁의 결말은 현실적이었습니다. 예지는 두 사람 모두를 떠났습니다.
이에 대해 임수향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진과 결혼한 순간부터 환과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임을 깔고 간 것"이라며 "모두와 절연하고 환과 둘만 바라보고 사는 게 행복했겠느냐. 첫사랑은 갖지 못해도 가슴으로 품기 때문에 더 애틋하다. 그런 사랑이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해피엔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드라마를 시작할 때 작품이 잘되려면 '환이파', '진이파'가 생겨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그런 면에서 반은 성공했다. 실제로 젊은 분들은 환의 사랑을 응원했고, 어른들께서는 진을 응원하시더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수향은 지수와 하석진에 대해서는 "의지가 많이 됐다. 서로 감정을 쌓아가고 주고받고 했다"며 "하석진 선배는 노련했고, 지수는 정말 멋있었다"고 말했습니다.
2011년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데뷔한 임수향은 이후 '불어라 미풍아' 같은 주말드라마부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처럼 트렌디한 미니시리즈까지 다양한 도전을 하며 자신만의 연기 색채를 확보해온 배우입니다.
어떤 작품에 또 도전해보고 싶으냐는 물음에는 "코미디가 정말 어려운 연기라고 생각해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임수향은 '내가예' 시청자들에게는 "'임수향이 저런 식의 멜로 연기를 할 수 있구나'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난 지금이 제일 예쁜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인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