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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광염소나타` 기획사 신스웨이브는 15일 `퇴근길 금지`를 강력히 공지했으나 이튿날에도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사진 제공 = 신스웨이브] |
지난 15일 저녁 뮤지컬 '광염소나타'가 상연하는 대학로 유니플렉스 앞에서 벌어졌던 '퇴근길'(공연이 끝나고 배우가 퇴근하길 기다려 붙잡고 얘기를 나누는 것) 풍경이다. 극장 앞은 팬들로 꽉들어찼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기다리면서 서로 대화도 큰 목소리로 했다. 이날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심각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한 당일이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급상승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일부 팬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역 수칙을 어겨 구설에 오르고 있다. 6월 중순부터 무대를 재개하며 매출 반등을 모색했던 공연계는 또다시 코로나발 공연 불황이 엄습할까 우려하며 초긴장상태다.
기획사들이 강력하게 '퇴근길 금지'를 공지하고 있지만 극성 팬들에겐 별무소용이다. 15일 퇴근길 이후 광염소나타 기획사 신스웨이브는 같은날 공지문에서"출퇴근길 제한을 사전 고지했으나 지켜지지 않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근거리 접촉으로 안전문제 발생 시 공연이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튿날 '퇴근길'은 또 진행됐다. 이번엔 또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 B씨의 팬들이 주축이었다.
아이돌 그룹 팬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배우들 팬덤이 형성된 대학로 연극·뮤지컬들은 공연이 끝나도 극장 입구와 주차장이 배우를 기다리는 팬들로 북적북적하다.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티오엠씨어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등 주변에서 자주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일부 공연장, 기획사들의 방역 태세도 도마에 오른다. 공연장 출입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QR코드 명부)을 도입하고도 정작 좌석번호를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종이 문진표 작성 시에는 좌석번호를 적게 돼 있어 "이럴 거면 왜 QR코드 명부를 도입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18일 현재 뮤지컬 '제이미' '전설의 리틀 농구단',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화전가', 예술의전당 등이 QR코드 명부 상에
좌석번호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 시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이달 초 세종문화회관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를 방문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좌석번호 정보를 활용해 관객들을 분류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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