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이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아이들까지도 강제로 동원하고 이를 미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광복 75주년에 맞춰 공개됐습니다.
열살이 갓 넘은 학생들도 연필 대신 낫을 쥐고 1년 내내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광복을 단 1년 앞둔 1944년, 일제의 만행은 점점 극으로 치달았습니다.
한 초등학생의 강제노역이 기록된 문서에는 모내기를 하고 풀을 뽑는 등 4월부터 11월까지 중노동에 시달렸던 사실이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말도 없이 병든 보리 1만 5천 뿌리를 뽑았던 이 학생은 공부가 아닌 낫질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 중학생은 혹한기 군사훈련까지 받아야 했고, 졸업 이후엔 만주를 거쳐 전쟁터로 내몰렸습니다.
일제는 이 학생들을 '산업전사'로 칭하며 강제노역을 합리화하고 선전했습니다.
▶ 인터뷰 : 이영도 / 국가기록원 연구관
- "'근로 즉 교육'이다, 일하는 것이 곧 교육이라는 방침을 정합니다. 1년 동안 상시로 근로 활동에 동원시켜야 된다는…."
조선총독부는 관변잡지를 이용해 전시 여성의 역할도 미화하기에 바빴습니다.
일본군에 동원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보단 일제를 위해 공을 세우길 기도하라고 했고,
전시 간호부가 되어 '백의천사의 영예'로 남으라며 일제의 침략전쟁에 동원하려 했습니다.
▶ 인터뷰 : 서혜란 / 국립중앙도서관장
- "'착취와 강제 동원이 전방위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있었다' 라는 것들이 조금 더 조명이 될 수 있는…."
일제의 침략과 강제동원 역사의 생생한 증거인 이 자료들은 다음달 4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 전시됩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 jo1ho@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자료제공 : 국립중앙도서관, 국가기록원, 동북아역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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