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는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일제 강점기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연상케 하는 주장까지 전시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국내 언론사가 어제(1일)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도민 대표로서 일본 정부에 고언'이라는 제목의 패널이 지난달 15일 정보센터 일반 공개 이후 추가로 전시됐습니다.
'진실의 역사를 추구하는 하시마 도민회'(이하 도민회)의 마쓰모토 사카에(松本榮·93) 명예회장은 이 패널을 통해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는 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이라며 "조선인과 일본 국내인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었겠는가. 하시마 탄광에서도 그랬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일제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 중 하나인 군함도에 거주하며, 탄광 노동자로 일했다고 합니다.
그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같은 일본인"이라며 일제 강점기 내선일체 구호를 연상케 하는 주장도 했습니다.
내선일체에서 '내(內)'는 일본, '선(鮮)'은 조선을 의미합니다. 1937년 중일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조선인 동원 등을 위해 내선일체 선전을 했습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선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뭔가 억압을 받은 듯한 인상을 주는 선전"을 한다면서 "그런 것을 적확하게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은 지난달 15일 일반 공개 당시에도 전시돼 있던 동영상 증언과 마찬가지로 "(군함도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차별은 없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때처럼 돈을 내는 식으로 '신성한 하시마 탄광'을 더럽히는 방식으로 한일 갈등을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망언도 했습니다.
마쓰모토 명예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패널이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새로 전시된 것은 일본 정부가 채택한 선전 전략의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정보센터에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시설 23개가 전시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를 기린다는 약속을 일본 정부가 이행하지 않은 채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다자외교무대에서 일본에 약속 이행을 압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하시마 도민회 관계자 2명이 밀착해 군함도에선 노예노동이나 차별이 없었다고 열성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도민회의 한 관계자는 2015년 7월 사토 구니(佐藤地) 주(駐)유네스코 일본대사가 "조선인이
정보센터 관련 서적을 모아놓은 책장에는 이영훈 씨 등이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 일본어판이 꽂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전시한 이유를 묻자 "일본 측과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도민회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