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으로 지정됐으나 첨예한 논란을 빚었던 서울 성북구 소재 성락원의 명승 지정이 결국 해제된다. 단, 성락원은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의 명승으로 재지정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24일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하고 성락원의 명승 지정 해제와 '서울 성북동 별서'로의 명칭 변경, 이에 따른 명승 재지정 방안을 검토했다고 24일 밝혔다.
문화재청 측은 "명승 제35호 '성락원'은 지정명칭과 지정사유 등에서 오류가 일부 인정되는 바, 사회적 논란을 불식하고 새로이 밝혀진 문화재적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명승에 대한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조선 말기 왕실과 귀족이 머문 정원으로서 '조선의 4대 정원'이라는 수사가 뒤따를 만큼 유명한 정원이었다. 작년에 일반인에 개방되면서 큰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의친왕이 살았다는 성락원 본재는 195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고증 부실 논란이 빚어지면서 파장이 컸다. 성락원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조선 왕실에서 명명한 게 아니라는 주장까지 덧붙여지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이후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관련 문헌과 자료를 전면 발굴해 조사했고 관계 전문가 자문회의와 공개토론회, 법률자문 등을 거쳐 지정명칭 등의 오류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선 고종대 내관 황윤명이 별서로 조성하기 전에도 해당 정원은 경승지로 이용됐고 명성황후 피난처로도 사용되는 등 역사적 가치가 적지 않음을 인정했다. 이에 문화재위원회는 해당 정원의 경관적 가치와 현재 얼마 남지 않은 조선 시대 민가정원으로서의 학술적 가치도 인정되므로 '서울 성북동 별서'로 재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당초 명승으로 지정된 사유였던 '조선 철종 대 이조판서 심상응'은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최종 공식 확인했다. 논란을 빚었던 조성자도 조선 내관 황윤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문화재청 측은 "자연 계류와 지형, 그리고 암석 등이 잘 어우려져 공간 구성이나 경관 연출 측면에서 한국의 전통 정원으로서의 미학이 살아
문화재청은 '서울 성북동 별서'의 명승 지정에 관한 사항을 30일간 관보에 예고한 뒤 그 결과를 최종 심의할 예정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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