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지상파 3사 평일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이 오후 9시 30분으로 통일됩니다. 밤 9시, 9시 30분, 10시 등 제각각이었던 방송 시간이 하나로 통일되면서 콘텐츠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오늘(12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다음 달 1일 전파를 타는 수목극 '출사표'와 6일 시작하는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 시간을 조정합니다.
K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마지막까지 밤 10시 시간대를 고수하고 있었지만, 다음 달부턴 이들 드라마를 종전보다 30분 앞당긴 밤 9시 30분에 방송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여름 '밤 9시 드라마 시대'를 천명하며 가장 먼저 평일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를 옮긴 MBC도 이달 개편에서 방영 예정 수목극 '미쓰리는 알고 있다'를 평소보다 30분 늦춰 밤 9시 30분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는 월화극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오후 9시 30분에, 수목극 '꼰대인턴'은 오후 8시 55분에 방송하고 있었지만 7월부턴 주중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이 통일되는 것입니다.
SBS도 올해 초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기존 지상파 드라마 시간대보다 20분 이른 밤 9시 40분으로 이동한 기조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방송사들은 대개 드라마 편성을 변경하는 배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안착에 따른 시청자들의 생활 양식이 변한 것을 꼽습니다.
퇴근 시간도 빨라지면서 TV를 보는 시간도 자연스레 앞당겨졌기 때문에 시간대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방송가에선 지상파들의 방송 시간 변경은 밤 9시 시간대를 '선점'한 종편 JTBC와 케이블 tvN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중론입니다.
tvN은 지난 3월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편성 전략이 필요하다"며 월화드라마를 밤 9시로 전진 배치했고, JTBC는 넷플릭스를 등에 업고 밤 9시 30분 수목드라마 블록을 신설하며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공희정 평론가는 "시청자들의 시청 행태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방송사들이 어떻게든 시청자를 잡기 위해 편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편성이 봄, 가을 두 번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수시로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달 발행한 노동조합지에서 "콘텐츠 전략 없는 편성 전략은 공허하다"며 "파격 편성이라는 충격 요법이 남발되어선 안 됩니다. 파격이 반복되고 일상화된다면 그것은 파격이 아니라 '불안정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