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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진영이 최근 자신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진행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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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진영이 최근 '사라진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연출 과정의 에피소드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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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시간'으로 영화연출에 도전한 배우 정진영(오른쪽)이 제작보고회에서 답변 도중 파안대소하고 있다. 주연 조진웅(왼쪽) 역시 연출에 관심이 많은 배우다.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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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윤석이 감독 데뷔작 '미성년' 연출 도중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제공=쇼박스> |
비단 정진영뿐만 아니라 요즘 충무로에선 연출에 도전하는 배우가 자주 눈에 띈다. 과거에 한국 배우의 영화감독 변신이 깜짝 이벤트 같은 것이었다면 이젠 트렌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빈번하다.
지난해 김윤석은 '미성년'으로 장편 연출에 도전했다.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지만 평단과 일반 관객에게서 두루 호평 받았다. 이 작품에 출연하기도 한 김윤석은 스스로에게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가장 역할을 맡겼다. 그동안 타 작품에서 본인이 연기했던 마초 캐릭터를 단죄하는 듯한 내용으로 자기객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연출 열정이 뜨거운 배우로는 하정우가 있다. 그는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4)으로 연이어 영화감독에 도전하며 정경호, 하지원 등 톱 배우를 등장시켰다. 두 영화 모두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하정우는 다음 연출작을 준비하고 있단다. 언론사를 배경으로 한 케이퍼 무비(범죄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정우성은 첫 상업영화 연출작 '보호자'의 촬영을 마쳤다. 자신과 김남길, 박성웅이 출연한다. 조은지는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을 앞세운 연출 데뷔작 '입술은 안돼요' 개봉을 목전에 두고 있다. 27일 개봉한 '초미의 관심사' 남연우 감독도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열두 번째 용의자'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비춘 배우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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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연출작이자 주연작인 '라스트 미션'에 등장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배우 출신 감독 중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나 받았다. <사진 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이처럼 국내에서는 연기자가 영화감독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아직 연출자로서의 존재감이 배우로서의 그것보다 더 커진 사례는 찾기 어렵다. 반면, 해외에서는 배우로 시작해 영화감독으로 큰 빛을 본 인물이 여럿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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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연출한 작품 '아르고'에 출연한 벤 에플렉.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사진 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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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 에플렉이 '아르고' 촬영 현장에서 연출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사진 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매기스 플랜'에서 에단 호크와 연기 호흡을 맞춘 그레타 거윅은 여성주의 영화감독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고전을 리메이크한 '작은 아씨들'을 통해서 전미비평가협회(NSFC) 시상식 감독상과 여우조연상, 호주 아카데미 시상식(AACTA)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진주만' 주연 벤 에플렉이 '아르고'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었으며 '행오버' 브래들리 쿠퍼가 '스타 이즈 본'으로 연출감각을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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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타 거윅(오른쪽)이 '레이디 버드' 촬영 현장에서 주연 시얼사 로넌과 똑같은 포즈로 서 있다. 이 영화는 거윅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
배우 출신 영화감독의 강점으로는 현장경험이 꼽힌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주연급 배우는 감독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다른 스태프처럼 시키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런 권위를 갖고 현장을 지켜본 경험은 영화과에서 촬영 워크숍을 몇 번 진행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동림옹'처럼 거장 대접을 받는 배우 출신 감독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장경험 뿐만 아니라 연출과 제작 시스템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평론가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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