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극장가에 눈물과 감동을 전하는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불황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김천홍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눈물과 감동을 앞세운 영화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국영화 흥행의 새 역사를 썼던 '과속 스캔들'은 유쾌한 웃음 속에 훈훈한 가족애를 담았고, '워낭소리'는 노인과 소의 소통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줬습니다.
이번 달에도 눈물과 감동을 담은 영화들이 개봉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더 레슬러'를 비롯해 개봉을 앞둔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그랜 토리노', '더 리더' 등도 저예산 영화지만, 진한 눈물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3월 개봉작 중 유일한 한국영화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역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근래 보기 드문 최루성 멜로영화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영화들이 쏟아지는 이유를 불황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찾습니다.
▶ 인터뷰 : 이병철 / 한림대의료원 정신과 교수
- "불황기에는 경제적으로도 접근하기 쉽고 자신의 어려운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문화를 찾게 되는데요. 대개 이런 시기에 흥행하는 영화는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세상 이야기거나, 자신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는 최루성 영화들입니다."
▶ 인터뷰 : 김형준 /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수
-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극장에라도 가서 눈물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슬프거나 감동적인 영화들이 제작되거나 수입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극장 한편에서나마, 잠시라도 팍팍한 현실을 잊고 싶습니다.
눈물과 감동을 담은 영화들이 사랑받은 이유입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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