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박스 위 모노톤 풍속도
- '이웃 neighbors' 신진식 개인전
인사동에 위치한 김진혜 갤러리는 2월 전시 작가로 현재 건국대학교 광고영상디자인전공의 전임교수로 컴퓨터 아트와 판화, 설치, 비디오 아트, 애니메이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총체적 예술가로써 활발한 활동 중인 신진식의 개인전 ‘이웃 neighbors'를 선보인다.
종이박스와 일상, 그리고 이웃
이웃展은 갤러리의 1-2층, 계단을 포함한 벽면 전체(3,100 x 210 mm)에 택배용 박스 또는 피자 박스들을 두르고 그 위에 단색 오일컬러로 오늘날 서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담은 채 관람자들을 맞게 된다. 전시장 한편에선 거리에서 발굴하게 될 열두 명의 불특정 이웃들을 모아 자기소개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전시회장 다른 구석에서 이 비디오와 연결된 작은 모니터에 인터뷰를 상영하며 다큐멘터리를 완성해간다.
일상 속에서 구하기 쉽고 없어선 안 될 존재인 박스에 작가 신진식은 이웃을 보듬기라도 하는 듯 따뜻한 시선을 담아낼 이번 전시는 평범한 이웃의 모습 속에서 삶의 관계들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작가노트
큐브(cube) 속에 즐겨 살고 큐브로 이동하며 큐브와 상호작용하는 현대인의 속성을 박스는 잘 대변한다. 박스 하나에 의지하며 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들, 박스 수집으로 생계를 잇는 노인들, 이삿짐이 담기거나 뇌물로 사용할 현금이 채워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정성이 넘치도록 담기기도 하는 박스의 운명은 어떤 인생과 이어지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박스는 담길 내용물에 따라 잘라내고 재구성하기 간편한 재료로서 보자기의 속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박스를 구성하는 골판지는 흡수력이 좋아 착색되는 안료와 작가의 기운을 자연스레 한 덩어리로 끌어안는다.
뉴욕 거주 당시인 1990년대 초부터 자주 캔버스의 대용으로 사용하던 중고 박스위에 페인팅으로 ‘이웃’을 담는 프로젝트는 2007년, 십여 년간 이웃이었던 맨해튼 업 타움의 사람들을 그린, 뉴욕 톰킨스 스퀘어 갤러리의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였고 지난 해 여름 방콕의 전시 계획 때 조금 더 구체화되었다. 평범한 이웃의 모습 속에서 숨은 의미 찾기를 연출할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삶과 미술과 내가 이룰 기쁨의 진동(vibration)을 기대해본다.
◑ 제 목 : '이웃 neighbors' 신진식 개인전
◑ 장 소 : 김진혜 갤러리 2,3층(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492, 3층)
◑ 일 시 : 2009. 2. 18 - 28
◑ 시 간 : a.m. 10:00 ~ p.m. 6:00
◑ 문 의 : 02)725-6751, www.kimjinhyegallery.com
mbn Art&Design center 최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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