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기억'이 시작이 돼서 다시 세월호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부재의 기억'의 이승준 감독의 얘기입니다.
이승준 감독과 단원고등학교 장준형 군 어머니 오현주 씨와 김건우 군 어머니 김미나 씨,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 등은 오늘(18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귀국 보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소감을 밝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집중한 29분짜리 다큐멘터리인 '부재의 기억'이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오르면서 이승준 감독과 오현주·김미나 씨는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다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이 감독은 뜨거웠던 현지 반응을 먼저 전했습니다.
그는 "현지 상영회에서 많이 공감해줬고 분노해야 할 지점에서는 함께 분노해줬다. 이런 반응이 계속 이어졌다"며 "현지 언론과도 인터뷰 많이 해서 훌륭한 작품이라는 기사들도 실렸다. 사고가 일어난 뒤 두시간 동안 벌어진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편집한 부분을 좋게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수상에 실패한 데에 대해서는 "호평은 받았지만 수상 예상작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이 감독은 "해외에 많이 알리고자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김미나 씨는 "원래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 없었는데, 감독님과 피디님 배우자분들이 양보해주신 것"이라며 "교민들이 드레스도 빌려주고 화장도 해줘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250명의 아이들 사진을 당당하게 들고 사진 찍은 것이 가장 행복했다"고 돌아봤습니다.
오현주 씨는 "'부재의 기억'이 후보가 됐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부터 전 세계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6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싸워왔다. 이런 부모들의 싸움을 기억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부분적으로나마 현실화하는 것 같아서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 이 감독은 어려웠던 편집을 꼽았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해외 관객을 상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편집이 어려웠다. 세월호 사고를 둘러싼 이야기를 (해외 관객이)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미국 제작사에서 미국 편집자를 고용하자고 했고, 결과적으로 좀 더 담담하게 편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감독은 한국 다큐멘터리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봤다고도 전했습니
그는 "제작을 반드시 미국에서 해야 한다거나 소재의 문제는 아니다. 보고 느끼는 방식이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든지 충분히 공감받을 수 있다"면서도 "'부재의 기억'은 미국 제작사가 있어서 아카데미 출품이 가능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아카데미는 다른 영화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