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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자인 저자는 가짜뉴스가 진실을 위협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거짓된 정보들 사이에서 우열을 다투는 모습을 가리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진단했다.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오인하는 순간, 그 누구든 이 전쟁터에 강제 징집된다. 완벽한 거짓뿐 아니라 추측, 믿음, 바람 등 사실을 흐리는 정보까지도 가려낼 줄 아는 판단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가짜뉴스 전쟁'은 추측이나 바람보다는 사실에 입각해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은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원인과 그 심각성을 분석한다. 오늘날 가짜뉴스가 창궐한 데는 소셜미디어의 발달, 1인 미디어의 확산 등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잘못된 정보에 '혹하는' 뉴스 수용자들의 경향이 지목된다. 특정 정치적 사안에 대해 가짜뉴스는 지지자들이 믿고 싶은 대로 믿을 수 있도록 꾸며진 정보를 제공하고, 지지자들은 이를 통해 자기 확신을 강화하는 식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를 가리켜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진 것은 거짓정보가 인간본성 안에서 쉽게 촉발되는 탐욕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이 같은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콘텐츠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각자의 페이지에서 더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이들은 콘텐츠 큐레이션을 통해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정보를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들에 빈번히 노출되면서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신뢰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에서 관계 맺은 이들 사이에서 이 같은 정보가 공유되고 또다시 믿음은 강화된다. 믿음에서 어긋나는 정보들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외면당하기 일쑤다. 이른바 '필터버블'과 '확증편향'이 빚어낸 비극의 단면이다.
저자는 가짜뉴스를 사회악으로 규정한다. 가짜뉴스로 인한 정보 혼돈이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하고 분열과 증오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사회에선 자유, 평등, 정의, 공존, 인권, 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를 지키기 어렵다고 진단하며 이에 맞설 방법을 제시한다. 가짜뉴스에 휘둘리기를 거부하는 각 개개인은 뉴스를 접할 때 거짓정보뿐 아니라 뉴스에 담긴 왜곡된 프레임과 그 뒤에 숨겨진 의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저자 하재식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스프링필드캠퍼스(UIS)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교수로 재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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