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 오후 2시 CGV 용산아이파크몰. 7층 로비에 설치된 포토존에는 하늘색 드레스와 분홍색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꼬마' 엘사와 안나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 이름을 부르며 연방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아이 엄마는 "딸이 평소에 '겨울왕국' 드레스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이번에 2편 개봉에 맞춰 새로 장만했다"고 말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를 사로잡았습니다.
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극장에는 평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부모들과 어린이 관객으로 북적였습니다.
이날 오전 여섯살 딸과 함께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을 찾은 40세 김 모 씨는 "딸이 영어 이름을 '엘사'로 지을 정도로 '겨울왕국'을 좋아한다"면서 "오늘 하루 유치원에 안 가고 극장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과 여성 관객도 많이 띄었습니다.
19세 오 모 군은 "수능이 끝나서 머리도 식힐 겸 왔다"면서 "'겨울왕국2'를 가장 먼저 봤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한다. 1편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였다면, 2편은 청소년 눈높이에도 맞는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1편을 재밌게 봤다는 23세 신 모 씨는 "옛 추억을 되살리고,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개봉일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혹은 회사 차원에서 단체 관람도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오늘 하루 극장 한관을 통째로 빌린 사례가 9건이나 됐다"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CGV씨네샵 등에는 '겨울왕국2' 관련 굿즈를 사려는 이로 붐볐습니다.
'겨울왕국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 이야기를 그립니다.
1편보다 한층 성장한 캐릭터들과 더욱더 끈끈해진 자매애, 화려한 영상, 풍성한 음악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CGV 관객들이 매기는 점수인 CGV골든에그지수도 96%로 높게 출발했습니다.
인터넷과 SNS에는 "스케일이 블록버스터 같다", "연출과 영상미가 뛰어나다"처럼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반면 "재미로 따지면 1편보다 못하다" "4살 딸 아이가 '엄마, 언제 끝나'라고 계속 묻더라"와 같은 반응도 올라왔습니다.
2편 메인 테마곡 '숨겨진 세상(into the unknown)'도 1편의 '렛잇고'보다 따라부르기 어렵고, 귀에 착 감기는 맛이 덜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었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는 후기도 들렸습니다. 특히 후렴구에 반복되는 "아아아아∼" 부문이 중독성 있다는 반응입니다.
'겨울왕국2'가 폭발적인 흥행 조짐을 보임에 따라 2014년 1천30만명을 동원한 1편 흥행 기록을 깰지 주목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예매량 110만장(예매율 93%)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 개봉 전 예매량 110만장을 넘긴 작품은 '어벤져스' 시리즈뿐입니다.
극장 스크린도 온통 '겨울왕국2'로 도배됐습니다. 최종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천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개봉일에 각각 2천760개, 2천460개 스크린으로 출발했습니다.
'겨울왕국2'가 이런 조짐을 보이자 영화계 일각에선 당장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
이 단체는 "특정 영화가 스크린 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스크린 독과점은 다양한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