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제작자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크로아티아 출신 제작자 브랑코 러스틱이 현지시간 어제(14일) 87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야드 바솀 박물관은 러스틱이 고향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50년이 넘도록 영화계에서 활약하며 '쉰들러 리스트',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러스틱은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영화 거장으로 불립니다.
1932년 유고슬라비아(현 크로아티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러스틱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독일의 베르겐벨젠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그는 가족 대부분을 수용소에서 잃었습니다.
러스틱은 23살이 되던 해에 유고슬라비아 국영 영화 제작사인 '야드란 필름'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는 1994년 스필버그가 연출한 '쉰들러 리스트' 제작으로 생애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공장에 유대인 난민 1천명 이상을 고용해 나치로부터 구해준 독일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의 실화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는 7년 후인 2001년, 리들리 스콧 감독 연출의 '글래디에이터' 제작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한니발', '블랙 호크 다운', '킹덤 오브 헤븐', '아메리칸 갱스터' 등 숱한 할리우드 명화 제작에 참여하며 그는 '거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러스틱은 2009년 미국에서 고국 크로아티아로 돌아와 유대인 영화 축제인 '관용의 축제'(Festival of Tolerance)를 공동 창립,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15년에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인 야드 바솀에 자신이 '쉰들러 리스트'로 받은 아카데미상을 영구 기증했습니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이날 "나치 수용소에서 삶과 죽
야드 바솀 측도 "브랑코 러스틱의 삶은 홀로코스트라는 참혹한 역사와 맞물려 있다"라며 "그는 홀로코스트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고 조의를 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