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신곡 `킬 디스 러브`를 발표한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
지난 5일 공개한 블랙핑크의 신곡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는 미국을 포함한 37개 지역 아이튠스 송차트(노래별 인기 순위 차트)에서 1위에 등극했다. 미국 아이튠스 송차트에서 한국 걸그룹이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며 전 세계 걸그룹을 통틀어서는 15년 만의 기록이다. 아울러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는 7일 오후 2시께 조회 수 1억뷰를 넘겼다. 공개한 지 2일 14시간 만으로, 전 세계 유튜브 콘텐츠 사상 최단 1억뷰 기록이다.
이로써 블랙핑크는 새 앨범을 두고 불거진 회의론을 상당 부분 불식시키게 됐다. 애초 소속사 YG가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으면서 그 여파가 블랙핑크에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YG는 소속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연루된 이른바 '버닝썬게이트'로 주가가 폭락하고, 국세청 세무 특별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새 음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당일 백지화된 것도 여론을 의식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YG는 기자간담회를 2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를 알리며 "고성-속초 산불로 인한 강원 지역 주민들의 아픔에 공감하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소속사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됐는데 새 앨범 홍보를 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까지 더해질 일말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핑크는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삼아 북미시장 프로모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음반을 멜론, 지니뮤직 등 디지털 음원 서비스에 '0시'에 공개한 결정 역시 미국시장 공략과 관계 있다는 게 YG 설명이다. 국내에서 음원 공개는 차트 순위를 끌어올리기 유리한 정오 또는 오후 6시에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YG 측은 "전 세계 동시 발매를 위해 예외적으로 0시 발매를 확정했다. 이는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 측 요청으로 이뤄진 결정"이라고 알렸다. YG는 지난해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맺고 북미시장 진출 계획을 알린 바 있다. 100위권 밖이었던 국내 음원 서비스 순위도 차츰 올라와 타이틀곡 '킬 디스 러브'는 공개 12시간째인 5일 오후 12시께 각종
앨범 발매와 북미 투어 간 시차도 최소화했다. 블랙핑크는 오는 12일과 19일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에 한국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다. 17일부터는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6개 도시로 이어지는 북미 투어에 돌입한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