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기타]
쉰을 넘긴 인생의 오후쯤 처음으로 기타를 손에 쥔 저자.
현직 기자로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10년 동안 기타를 튕기며 있었던 그간의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느리게'는 악기 연습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길을 걷다 보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고 심지어 어디를 가는지, 왜 가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과일도 서서히 익는 과일이 맛있고, 오랜 시간 천천히 지은 건축물이 오래 간다. 느림의 철학은 우리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의 소재는 기타지만, 단순히 기타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타를 씨줄로 삶을 날줄로'라는 문구처럼, 기타로 이야기를 시작한 저자는 결국 삶과 인생을 노래한다.
'지천명'을 넘긴 저자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문득 인생에 대한 사유와 성찰까지도 들리는 듯하다.
김종구 지음. 필라북스 펴냄. 308쪽.
[오목눈이의 사랑]
강릉이 고향인 작가는 대관령 숲에서 뻐꾸기 울음소리를 우연히 들었다. 이 새가 아프리카에서 1만 4천 킬로미터를 날아와 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맡긴다는 사실을 알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
이 소설은 오목눈이의 여정이자 인간이 지향하는 삶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로, 작가는 오목눈이의 모정과 모험을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표현했다.
"어디로 날아가든 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되뇌는 오목눈이의 날갯짓에서 우리 또한 삶의 속도와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이순원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183쪽.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만약 우리가 삶의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지금의 고난이 결국엔 선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여유와 깨달음을 담고 있다.
책 속 담긴 재밌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이야기들에선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시인은 단 한 줄의 문장으로도 가슴을 연다.
글들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이야기 전달자'를 넘어 '이야기 치료사'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 '삶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알아 가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류시화 지음. 더숲 펴냄. 256쪽.
[ MBN 문화부 조일호 기자 / jo1h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