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인기 가수들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돌려본 이번 사건을 외신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인성교육 없이 인기에만 집착하는 공장형 K팝 시스템과 여성을 도구화하는 한국 사회 병폐가 뒤엉켜 빚어진 참사라는 평가다.
미국 AP통신은 '한국 경찰, 섹스 스캔들에 연루된 K팝 스타 수사한다'를 주제로 한국 연예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꼬집었다.
AP는 "이번 스캔들은 한국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며 "한국 노래와 TV드라마, 영화는 아시아와 그 밖의 지역에서 엄청나게 인기 있지만, 남성 스타들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으며 여성 연예인들과 연습생들은 권력 있는 남성에게 성접대를 강요 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로이터도 '섹스 스캔들에 흔들리는 K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판적 논조를 드러냈다.
로이터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연예계는 어린 스타들의 삶에 일일이 관여하며 조율하기로 악명 높다"며 "인기 있는 노래와 안무는 그들이 도덕교육을 받을 시간을 희생해서 탄생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는 "한국은 소위 '몰카'로 불리는 불법촬영의 급속한 확산과 맞서 싸우고 있다"며 "학교나 공공화장실, 사무실에서 여성의 몸을 몰래 촬영한 건 물론이고 '리벤지 포르노'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아이돌이 저지른 '몰카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지
곽금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몰카를 너무 쉽게 공유한다"며 "이번 몰카 범죄를 적절한 조치 없이 넘어간다면 청소년들은 몰카 촬영과 공유가 '멋진 행위'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들에겐 아이돌이 우상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