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돌 데뷔 소식이 들려온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 열풍 영향이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엑소가 해외에서 국빈급 예우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선 아직 인지도가 없는 그룹이 외국 음원 차트를 석권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한마디로 K팝이라는 로켓이 솟구치고 있는 상황. 엔터사가 그 로켓에 신인 그룹들을 태우기로 마음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올해 신인상에 도전하는 새 소년, 소녀 그룹의 면면을 '멤버 선공개' '외국인 100%' '추격자'란 열쇳말로 살펴보자.
◆ 멤버 선공개
↑ JYP 신인 걸그룹 `있지(ITZY)`. |
포문은 빅히트가 열었다. 지난달 11일 "방탄소년단 동생 그룹명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라고 밝히고, 첫 멤버로 연준을 공개했다. 그렇게 1명씩 멤버를 소개한 뒤 끝내 총 5명으로 이뤄진 완전체의 윤곽을 드러냈다. 이들 인트로덕션 필름(소개 영상) 유튜브 누적 조회 수는 이미 5000만건에 육박한다. 아직 데뷔도 안 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방탄소년단의 동생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는 분석이다.
JYP는 걸그룹 ITZY(있지)로 이 트렌드를 이었다. 이달 12일 데뷔하는 5인조 걸그룹이다. 지난달 21일부터 멤버 1명씩 티저 이미지를 공개해 지금은 전체 멤버 영상까지 노출됐다. ITZY는 팀명과 멤버 구성 발표만으로도 국내외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국민 여동생을 표방한 트와이스와 달리 ITZY는 고혹적인 매력을 내세운다.
↑ YG 새 보이그룹 `트레져`. |
멤버 선공개 트렌드는 아이돌 시장 포화 속 '색다른 마케팅' 차원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정병욱 대중음악 평론가는 "JYP나 빅히트는 각각 대형 기획사이자 대형 선배 그룹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새 그룹 론칭 시 이에 대한 화제성을 이미 담보하고 있다"며 "단순 일회성에 그칠 수 있는 그룹 차원의 홍보보다 보다 장기적인 포석으로써 개별 멤버 공개 차원의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 100%
↑ SM 중국 새 아이돌 그룹 `웨이션V`. |
JYP는 일본인으로만 이뤄진 걸그룹을 올해 일본에 선보인다. JYP는 지난해 중국에 현지 출신 멤버로만 이뤄진 보이스토리를 데뷔시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오는 7일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는 도쿄 소니뮤직 본사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걸그룹 제작에 대한 구상과 전망을 밝힌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원래 한국 사람이 하는 음악으로 여겨졌던 K팝은 지난해 비로소 하나의 특화된 장르로 인식되게 됐다"며 "K팝이 하나의 장르로 정착된 이상 해외에 진출하는 K팝 그룹 역시 현지 인재로 구성하는 게 접근성이 훨씬 좋다"고 했다.
◆ 칼 가는 추격자
↑ 젤리피쉬 신인 보이그룹 `베리베리`. |
큐브가 연내 론칭할 보이그룹은 워너원 인기 멤버 라이관린의 합류로 주목받는다. 워너원 해체 후 개설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엔 하루 만에 폴로어 100만명이 몰려들었다.
젤리피쉬가 지난달 선보인 보이그룹 베리베리는 작사, 작곡을 넘어 영상 제작 능력까지 갖췄다. 이들은 유튜브 세대와 소통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이외에도 FNC 출신 걸그룹 체리블렛이 게임을 깨나가는 세계관을 접목하는 등 각 기획사마다 특별한 매력을 내세운 보이·걸그룹이 팬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근래 들어 아이돌 그룹 데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김반야 음악평론가는 "아무래도 형님 그룹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정점을 찍었을 때 소속사 역시 탄탄한 자본력도 있다"며 "같은 소속사 팀의 경우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팬덤이 이어지거나 우호적인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각 기획사가 후속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