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서슬 퍼런 일제에 맞서 지켜낸 귀한 문화재들이 한자리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국보 제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고려청자의 대표 걸작입니다.
1935년, 일본 총독부박물관도 탐을 냈지만 서른도 안 된 청년 간송이 거금 2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기와집 20채에 해당하는 가격이었습니다.
국보 제 294호인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에 새겨진 나비와 푸른 난초 잎사귀는 뻗어 나올 듯 생생합니다.
이 역시 간송이 1936년 경매시장인 경성구락부에서 일본 거상 야마나카를 물리치고 1만 4천 580원에 사들였습니다.
겸재 정선의 21폭 화첩은 친일파 송병준의 머슴이 불쏘시개로 쓰려던 것을 간신히 살려냈습니다.
고려청자 수집가였던 영국인 변호사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작품들도 볼거리입니다.
새끼 품은 어미 원숭이를 형상화한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 등이 조국으로 와 국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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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의 보물들은 가장 암울한 시대에 지켜낸 것이기에 문화재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볼 수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