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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명 리바이트 유나이티드 총괄대표가 최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마이라이브홀에서 인터뷰 도중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유닛 그룹 포함)은 20여 팀에 달한다. 이런 걸그룹 대전(大戰) 속, 유독 빛나는 성과를 거둔 신인 팀이 있으니 바로 '이달의 소녀'다.
지난 8월 12인 완전체로 등장한 이달의 소녀는 첫 앨범 '++(플러스 플러스)'를 5만장 이상 판매하며 올해 데뷔한 여자 신인 걸그룹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4위에 오르고, 미국을 포함한 6개국 아이튠스 K팝 앨범 음원 차트 1위에 등극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크게 받고 있다.
이들의 데뷔 프로젝트에 약 100억원이 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속사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도 커지고 있다. 이달의 소녀가 소속된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모회사 리바이트 유나이티드의 이종명 총괄대표(43)를 최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마이라이브홀에서 만났다.
리바이트 유나이티드는 블록베리 외에도 선예와 아이비가 소속된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돈 스파이크와 준조 등 프로듀서들의 소속사 뉴타입이엔티를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보통의 아이돌 팀이 '그룹→유닛→솔로' 순으로 데뷔하는 반면, 이달의 소녀는 '솔로→유닛→그룹'으로 등장하는 역발상 전략을 썼다. 한두 달에 한 멤버씩 나타나고, 이들이 유닛을 만든 후, 최종적으로 완전체 이달의 소녀가 출격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앨범(싱글 포함)만 38장으로 애초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전체 제작 비용 중 50% 이상은 투자를 유치해서 충당했다"며 "미국, 일본 등 유수의 글로벌 음반 회사들에서 투자 제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가 공개한 투자사 명단 중 눈에 띄는 건 일본 게임사 '도너츠'다. 이 회사는 이달의 소녀가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투자했다고 한다. 이달의 소녀는 내부의 세 유닛 그룹이 각각 다른 세계에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달의 소녀 1/3'이 지구에, '이들의 소녀 오드 아이 써클'이 지구와 이상세계 중간 지점에, '이달의 소녀 yyxy'가 이상세계에 위치한다는 환상 동화적인 스토리다.
"이달의 소녀는 판타지 콘텐츠예요. 게임 업계에서 흥미를 보일 것을 알고, 일본 게임 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가졌죠. 이후에 게임으로 확장해나갈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요. 이달의 소녀가 지닌 신비로운 이미지를 활용한 상업 광고 모델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어요. 조만간 일본 정보기술(IT) 업체와 깜짝 놀랄 만한 협업을 보여드릴 겁니다."
이달의 소녀는 뮤직비디오를 전부 해외에서 찍었으며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는 미국, 한국, 브라질 순으로 나타난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달의 소녀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은 전 세계 약 300만명이라고 이 대표는 추산했다.
해외 팬들과 보다 긴밀한 스킨십을 위해 브라질과 미국을 중심으로 뮤직비디오 상영회를 계획하고 있다.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각 나라에 방문해서 상영회를 열어 1차적으로 팬들과 교감하고, 이후 공연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내년 상반기엔 월드 투어에 돛을 올린다. 4개국으로 시작하는 이번 순회 공연에는 미국이 포함돼 있다. 글로벌 음악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걸그룹은 아직까지 전무하다.
그는 "이달의 소녀가 미국에서 인정받게 된다면 K팝이 새로운 영역으로 전개될 것 같다"고 했다.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에는 10명 규모의 A&R 팀(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악곡을 발굴·계약하는 팀)이 있다.
이들은 이번 음반을 만들 때 약 1000곡을 받아 곡을 선별했다. 세계 시장에서 두루 통할 노래를 고르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이 있긴 하지만, K팝은 한국에서 성공해야 완성도를 인정받는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한국 팬들에게 어필하는 음악을 하려고 계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미국 페퍼다인대 MBA를 졸업했다. 이제 K팝 아카데미를 전 세계로 수출한다는 게 포부다. 리바이트 유나이티드의
"우리는 일본이나 중국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해외에서는 한국인을 보면 일본인이나 중국인일 거라고 생각하죠. K팝을 매개로 한국 브랜드가 경쟁력이 높아진 거 같아서 감사하고, 사명감을 갖게 됩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