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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존감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주입하는 시대. 하지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높은 자존감'이 항상 효과적인 해결책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신간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는 뇌과학과 심리학이라는 두 가지 시선을 통해 마음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최신 뇌과학 연구에서 밝혀진 과학적 근거와 다양한 임상심리 사례를 통해 변덕스러운 자존감의 덫에서 벗어나, 조각난 마음을 토닥여줄 과학적 위로의 기술을 전한다. 임상심리학자로서 직접 상담한 사례들을 구어체로 차용해 독자들에게 심리상담가와 이야기를 하는 듯한 재미까지 더한다.
우울증 치료용 애플리케이션 '마성의 토닥토닥'을 개발해 마음의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임상심리전문가 허지원의 첫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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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시, 돈 시 등 국내의 명시들을 소개해온 정끝별 시인이 '나이 듦'을 주제로 한 시 에세이 '삶은 소금처럼 그대 앞에 하얗게 쌓인다'를 출간했다.
시인이 2017년부터 1년 동안 신문에 연재한 글 중에서 60편을 골라 엮은 이번 선집에는 김소월, 정지용, 백석 등 고전처럼 읽혀온 시인의 작품부터 박준, 김민정 등 젊은 시인의 작품까지 고루 담겨 있다. 작가는 이들 시 속의 구절을 인용하며 여기에 짧은 감상을 덧붙인다. 시인은 '살아있는 것들은 하얗게 늙어가고 지나간 것들은 소금의 결정체처럼 하얗게 쌓인다'는 시적 비유를 통해, 세월을 지나온 사람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흰빛'에서 생의 신비로움과 존엄성을 찾는다.
늙음과 죽음의 두려움 앞에 시인은 오히려 이를 직시하며, "늙은 꽃"이 존재하지 않듯 살아있다면 여전히 그 자체로 꽃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기를 독자에게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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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인 성격과 자기 PR이 환영받는 사회. '내향인입니다'는 우리 사회가 만든 정형화된 '좋은 성격'에 대해 내성적인 성격의 진민영 작가가 의문을 제기하고, 내향인으로 살아가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담고 있다.
내성적이라는 말에 담긴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이를 탈피하려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내성적인 게 아니라 내향적인 것이다"라고 위로한다. 내향과 외향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며,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모든 '내향인'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준다.
이 책은 심리학자나 사회학자가 분석한 것이 아닌, 작가 스스로 '내향인'으로서 바라보고 느낀 세상에 대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쓴 글이기에 더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내향성을 부정하지 말고, 그 속으로 파고드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작가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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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선율 위에 얹는 감성적인 가사로 팬들 사이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 그가 4년 만의 정규앨범 '마음속의 단어들'과 같은 이름의 에세이집을 들고 뮤지션이 아닌 '작가'로 독자들을 만난다.
저자는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낯설고 설레는 감정들, 일상의 이야기들을 진솔한 목소리로 털어놓는다. 작가와 함께 유럽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그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여기에 작가가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그의 담담한 고백에 귀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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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혹시 과장님? 부장님이시려나?"
마흔이면 당연히 이래야 한다며 인생 훈수를 놓는 '오지라퍼'들에게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스무 살에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가 서른에 에디터가 됐으며, 마흔에는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는 저자 조기준은 '맹자'를 통해 우리 시대의 '마흔'들에게 '진짜 나답게 사는 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맹자는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고전이 아니다. 옆에서 함께 공
인생의 절반을 지나는 마흔 무렵,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 마흔은 그저 '두 번째 스물'일 뿐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저자는 맹자를 통해 마흔을 평가하는 고정관념에게 이별을 고한다.
[ MBN 문화부 조일호 기자 / jo1h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