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이 시인의 사회로 두 시간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자신을 찾는 구도의 길로 시에 정진하셨던 정진규선생님의 업적과 발자취를 되새기며 나아가 그의 시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시학의 앞날의 방향과 새로운 시 정신을 모색하는 다짐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회장 인사말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추모사에서 이근배 예술원 부회장은 “경산 정진규 시인은 거의 맨몸으로 현대시학의 주간을 맡았음에도 우리 시사에 대단한 걸작을 이뤄냈다. 경산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 달 빠짐없이 현대시학을 발간했다. 경산하고 친구였지만 속으로는 아득하게 올려보았다. 경산이 간다는 이야기도 안 하고 훌쩍 떠나서 적막하다. 경산은 멀리 앞서온 우리시대의 스승이었다”고 추모했다.
상희구 시인의 연보낭독도 이어졌다. 상희구 시인은 “오늘 입구에 써진 ‘정진규 시인 추모의 밤’이라는 글귀를 보니 마침 가을비가 내려서 그런지, 산하가 막막하다고나 할까 그런 소회가 든다”는 것으로 말문을 연 후 연보 낭독을 시작했다.
김종해, 오탁번, 유안진 시인의 회고담도 이어졌다. 김종해 시인은 함께 술자리를 나누고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좋았다며, 정진규 시인과 함께 한 여행에서 당시 시인의 모습을 회고했다. 오탁번 시인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의 고인의 모습과 장례식 때의 풍경을 회고했다. 또 “시는 자신이 깨달아서 쓰는 것이지 누구한테 배워서 쓰는 게 아니다. 배워서 시를 쓰는 사람은 다시 써야한다.”는 정진규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고인은 시를 너무 열심히 써서 건강을 해쳤다며 안타까워했으며, 정진규 시인의 호 ‘경산絅山’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했다. 유안진 시인은 정진규 시인과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고인이 즐겨 부르던 노래 등, 소소한 일화들을 회상했다.
이어 윤의섭 시인이 소장한 고인의 육성 시낭송을 잠시 방영, 유가족들과 참석자들은 시인의 생전의 모습과 생생한 목소리에 눈시울을 적셨다.
대금산조 연주와 시인의 시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를 노래로 만든 유성운 가수의 절절한 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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