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K팝 / ④ YG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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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YG는 콘텐츠 제작에서 네이버·넷플릭스 등 플랫폼 기업과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더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컬래버 작품은 승리가 출연하는 'YG전자'로 다음달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YG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고 만든 이 프로그램은 '음악의 신' 'UV신드롬' 등 B급 예능으로 두꺼운 팬층을 지닌 박준수 PD가 키를 잡아 이목을 집중시킨다. 양사가 공동 기획한 '유병재: 블랙코미디'는 올 초 유병재 신드롬을 한층 증폭시켰다는 평가다.
여러 회사와 갈등을 빚어온 YG이기에 이런 협업 움직임이 더 괄목할 만한 것으로 간주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포털 공룡 네이버와 음악 서비스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 인공지능(AI) 뮤직 서비스 바이브(VIBE) 운영을 YG PLUS가 담당하는 게 대표 사례다. 이는 SK텔레콤과 연합해 차세대 음원 플랫폼 개발에 나선 SM, JYP, 빅히트보다 한발 앞서 나간 움직임으로 YG는 '큐레이션'으로 특징지어지는 차세대 음악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일련의 '더하기' 전략은 적자에 허덕이던 자회사 YG PLUS를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시켰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네이버 뮤직의 운영 대행이 온기로 반영되며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했다"며 "화장품의 경우 중국, 홍콩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매출 기반이 확장되면서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반면, 오랫동안 유지했던 신비주의에는 뺄셈(-)을 적용했다.
YG의 신비주의는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소속됐던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시작돼 빅뱅, 2NE1을 타고 3세대 아이돌에게까지 계승됐다. 컴백은 가끔 하고, 공백기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팬들 사이에서 "YG 소속 아티스트는 'YG 보석함'에 숨겨져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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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아이돌뿐만 아니라 양현석 본인도 SNS를 통해 팬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며 "좋은 콘텐츠와 자원들을 가지고도 지나치게 활용을 안 했던 기존 노선에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이돌 위주로 운영되던 인재풀은 자회사 YGX를 통해 배가(X)하고 있다.
빅뱅 멤버 승리가 대표로 있는 YGX는 DJ와 래퍼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모 회사 YG에 힙합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등 장르를 보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댄스·보컬 교육 기관 X아카데미를 다음달부터 운영하며 YG에 축적된 퍼포먼스 역량으로 차세대 K팝 아티스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 YG에 가지고 있는 '이기적'이라는 선입견은 나눔(÷)을 통해 극복해나가는 중이다.
올 6월 이 회사는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 100개사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들었다. 최근 154명을 신규 채용해 인력 규모를 60% 늘리고, 청년 채용 비중을 88%까지 확대한 공로다.
또한 비영리재단인 무주YG재단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청소년 지원 사업에 3억4000만원을 기부한다. 작사, 작곡 분야에 재능과 열정은 있으나 교육 기회가 없었던 10대를 선발해 양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일련의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뚜두뚜두'를 앞세운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 수를 1210만명(9월 28일 기준)대로 늘리며 국내 아이돌 그룹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게 됐다. 아이콘은 100위권에 일주일 머물기도 어렵다는 요즘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차트에서 '사랑을 했다'로 43일간 1위를 차지했다. 이 노래는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리듬으로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동요로 등극하며 YG 음악 역사에 전례 없는 성취를 거뒀다.
다만, YG가 빅뱅과 2NE1 전성기의 영광을 되찾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시가총액도 3월 5000억원대에서 8000억원대(28일 기준)로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JYP, SM, 빅히트(상장 후 예상치)가 시총 1조원을 돌파하며 빛이 바랬다.
정병욱 평론가는 "팬들과 소통을 기존보다 늘렸지만 YG의 현재 구조상 극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새로운 활동이나 제작에 있어 인력 활용이 제한적이고, 그 과정 진행이 외부에 불투명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황선업 평론가(음악 웹진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