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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정의공주' 등 역사 속 여성들을 소설로 불러온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의 삶을 재조명한다.
윤심덕의 어린 시절을 지나 노래를 위해 유학을 떠나는 여정과 일본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그녀와 김우진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조선으로 돌아온 후의 성공과 좌절이 펼쳐진다.
스물일곱 살에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서 데뷔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극작가이자 유부남인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의 비난을 받았고 데뷔 후 3년 만에 현해탄에 몸을 던진 마지막 선택까지. 윤심덕의 행적이 언급된 각종 기사와 문헌을 조사한 작가는 필요한 부분에서는 상상력을 더했다.
윤심덕은 시대를 뛰어넘는 실력을 지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때로는 추행과 모욕에 맞닥뜨렸고, 시대로부터 비난과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작가는 한 시대 여성의 삶을 통해 사랑의 보편성과 편견에 갇힌 여성의 초상을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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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박완서의 말'은 소설가 박완서의 부드럽고 곧은 심지를 엿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마음산책 '말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일곱 편의 대담을 담고 있다.
시인 고정희, 문학평론가 정효구, 문학평론가 김경수와 황도경, 소설가 공지영, 여성학자 오숙희, 문학평론가 권영민,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이 대화 상대로 나서 문학과 사회와 개인사에 관해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끌어냈다.
작가가 손수 스크랩해 모아놓았으나 한 번도 출판되지 않은 인터뷰 기록을 맏딸인 호원숙 작가가 서랍에서 찾아냈다. 인간 박완서는 누군가를 가르치지 않는다. 아는 것을 넘어서거나 기교를 부리지도 않고 싫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극단의 이념이나 철학을 멀리했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태도로 개인의 소박하고 내밀한 영역을 높여 말했다.
경험에서 배어 나온 말은 담백하게 삶의 통찰들을 전하고 펜 끝에서 맛깔난 문장으로 살아난다. 1970년 장편소설 '나목'으로 등장해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완서의 글이 유효한 이유다.
무엇보다 소설을 쓰는 일 외엔 일기도 써본 적이 없고 누구에게 편지 한 통 써본 적이 없다는 작가의 글쓰기를 생각하면 이번 신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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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연일 무역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댕기며 세계 경제는 혼돈에 빠졌다. 미중 무역전쟁은 몇몇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진짜 위기다.
저자는 여의도의 전설적인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그는 지난 2014년 '3년 후 미래'를 통해 중국발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1년 뒤 예측이 현실화됐다.
저자는 무역전쟁은 금융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며 미국이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 중국 기업의 구조조정이 촉진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중국의 구조조정 기간에는 각종 자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악재인 셈이다.
예측을 한다는 것은 대책도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금융으로 개인 및 국가 전체의 부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장기적으로 보면 위기는 반복되었고, 그 위기 후 다시 성장했다. 문제는 위기를 미리 대비하고 위기 때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따라 개인,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의 위치도 달라졌다. 앞으로 3년은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다가올 어렵고 힘든 시기를 대비하는 10가지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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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한 소년이 '우주의 저 많은 별들 중에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일본 도쿄대학 지구 행성과학 교수가 루게릭 병과 싸우며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한 책이다. 산소와 바다, 대륙, 자전과 공전, 항성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해 지구와 같은 환경의 가능성을 살핀다.
천문학, 생물학, 지질학, 화학을 넘나들며 지구가 얼마나 특별한 행성인지, 태양계 너머에 지구와 같은 생명의 땅이 존재할 확률이 어느 정도일지를 고찰한다.
저자 아베 유타카는 지구 밖에도 생명이 존재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명의 조건은 다름 아닌 물인데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이 얼마나 절묘한지, 물의 양에 따라 행성의 수명이 어떻게 좌우되는지를 설명한다. 기후 연구자인 아내 아베 아야코와 함께 행성의 형성 과정을 연구한 논문 '육지 행성의 생존 한계'를 학술지에 발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으며 죽어가는 근육을 움직여 3년간 집필해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한 답을 내놨다. 올해 1월 58세의 나이에 별이 돼 하늘로 떠났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또 다른 지구의 존재, 쉬운 용어와 친절한 설명의 책을 통해 저자와 동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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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의 정원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고, 13명의 소녀와 남자 3명이 발견된다. 소녀들의 등에는 하나같이 모두 나비 문신이 있다.
이 수상한 사건을 맡은 FBI 특별수사관 빅터 하노베리언은 심문실에서 소녀들의 리더인 듯한 소녀와 마주 앉고 그녀의 입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에서 벌어진 추악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저택에 유리 지붕이 덮인 거대한 정원. 인공 폭포와 절벽, 꽃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곳의 정원사는 열여섯 살의 나이 어리고 아름다운 소녀들을 납치해 유린하고 강간하고, 자신의 수집품인 화려한 나비로 만든다.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소녀들을 정원의 나비로 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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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첫 천문학 베스트셀러 '코스믹 커넥션'의 첫 한국어판. '코스모스'의 원형이 되는 칼 세이건의 첫 과학대중서로 1973년 초판 출간 이후 다양한 판형으로 출간되며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독자들이 밤 하늘을 보게 만들었다.
책은 총 3부 39장으로 구성됐는데 칼 세이건의 우주적 관점, 당시 진행된 우주 탐사의 성과와 실패에 관한 이야기 등 세이건의 과학과 통찰을 응축했다. 세이건은 수십억 개의 은하가 있는 우주에서 우리 은하를 이루는 2500억 개의 별 중 하나를 도는 조그만 바위와 금속 덩어리 위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과도기적 동물'인지 설명한다.
금성, 화성 등 태양계 행성들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이 실제 우주 탐사선의 실험을 통해 어떻게 폐기되고 입증됐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폐기된 가설 중엔 세이건 자신의 것도 있음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실제로 화성 생명의 신봉자였던 칼 세이건은 평생 화성 생명의 증거를 단 하나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가 돼 가지만 계몽과 영감은 우주처럼 빛나고 넓다.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도 '별의 먼지'라는 철학적 인식을 공유하게 된 데는 세이건의 책이 많은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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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19세 청년인 그는 48세 중년 여성 수전 매클라우드에게 빠져든다. 두 딸의 엄마인 수전은 그에게 영국 중산층의 가식을 함께 비웃을 수 있는, 세상에서 이야기가 가장 잘 통하는 특별한 사람이다. 소설은 노년에 접어든 폴이 50여 년 전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으로 시작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신작 '연애의 기억'에서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되짚는 깊고 서늘한 통찰이 담겼다.
세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소설은 사랑의 흐름대로 시점도 달라진다.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폴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1인칭으로 그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두 번째 장에서는 행복을 대신한 고통을 2인칭으로 물러나 서술한다.
독자는 그들은 왜 사랑에 빠졌고, 어떻게 멀어지는지를 천천히 따라가 볼 수 있다. 저자는 10대 후반, 50대 여인 라우리언 웨이드를 열렬히 사랑했고 2009년 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이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