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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표지] |
어릴 적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가 97세에 지난 30년간의 일기를 책으로 펴냈다.
강원도 양양에서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 할머니의 소소한 일기(日記)를 엮은 도서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최근 출간됐다.
책을 쓴 작가 이옥남 할머니는 1922년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서 태어났고 17살에 시집을 와 가정을 돌보며 한평생을 살아왔다.
글을 배우지 못했다는 이할머니는 남편 없이 홀로 지내다 보니 적적해서 도라지 판 돈으로 공책을 사서 글씨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박 30년 동안 글을 썼고, 그렇게 써온 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 책에는 할머니가 만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과 일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복숭아꽃 피면 호박씨 심고, 꿩이 새끼 칠 때 콩 심고, 뻐꾸기 울기 전에 깨씨 뿌리고, 깨꽃 떨어질 때 버섯 따며 사계절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보여준다.
누리꾼들은 "몇 줄만 읽는데도 사랑스럽다. 꼭 읽어봐야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소박한 할머님의 일기가 책으로 나오고 있다니 다양성을 존중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 등 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도서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새롭게 개편한 '북펀드' 서비스를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당초 목표 금액인 150만 원을 돌파했고 총 568명이 참여해 750만 원 이상의 펀딩을 달성했다.
알라딘 북펀드 서비스는 크라우드 펀딩에 기반해 출간 예정인 도서를 독자들이 온라인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마련
알라딘 관계자는 "할머니 모습 속에서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가 보여 정겨우면서도 눈시울이 시큰해진다"며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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