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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킨 파크는 1996년 결성 이후 뉴메탈, 랩,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과감하게 섞으며 모든 음악 장르를 망라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프로듀서이자 래퍼인 마이크 시노다는 장르 융합의 핵심이었다. 이 덕분에 록 음악 애호가가 아닌 사람들까지도 자신들의 팬으로 포섭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넘어 MTV 아시아 뮤직 어워드까지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장르 파괴의 선구자답게 그의 플레이리스트에는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가 포함돼 있다. "포스트 멀론, 비치 하우스같이 모두 알 법한 아티스트부터 리언 브리지, 요시 플라워같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가수 노래도 들어요. 장르는 전혀 관계없이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듣고 있죠."
시노다는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2004년 그는 힙합 가수 제이지(Jay-Z)와 '콜리전 코스(Collision Course)'를 공동 작업했으며 2006년에는 이 앨범 수록곡 '넘/엔코어'로 그래미 최우수 랩·송 컬래버레이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최근 그는 솔로 앨범을 작업하며 치노 모레노, 블랙베어 등 유명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그랜드슨(Grandson)과 같은 신예 음악가와도 손을 잡았다. "제가 구독하는 플레이리스트에서 그의 노래를 처음 듣고 너무 좋았어요.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를 폴로(follow)했는데 그가 바로 내게 메시지를 보냈죠. 함께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며칠 후에 함께 곡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린킨 파크는 데뷔 이후 2003, 2007, 2011년 세 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마이크 시노다는 이번에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2018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내한한다. 7년 전 방한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록 음악을 듣는 2030이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다.
요즘 록의 인기가 이전에 비해 꺾인 이유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사람들은 더 이상 장르의 관점으로 노래를 듣지 않는다"며 "나 역시 다양한 디지털적인 요소로 음악을 만들 줄 아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포스트 멀론(올해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미국 힙합 가수)만 보더라도 록에 영향을 받은 요소가 있어요. 이 업계에 있다 보면 눈에 띄는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보통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에 얽매이지 않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죠."
지난해 린킨 파크는 위기를 겪었다. 그해 7월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면서다. "모든 것이 변했어요. 슬픔은 롤러코스터 같았죠. 그가 떠난 후 첫 주에는 바다에서 길을 잃은 사람 같았어요. 린킨 파크의 음악을 듣는 게 두려웠어요."
그래서 솔로 아티스트 마이크 시노다로서 처음 낸 이번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Post Traumatic·정신적 외상 후)'에는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그는 이 앨범을 '슬픔과 어둠에서 벗어나는 여행'으로 설명하고, 이번 음반을 내기까지 친구들과 팬의 사랑이 큰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 "친구들이 많은 도움이 됐죠.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 시간을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다음 달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며 마이크 시노다는 11일 무대에 오른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