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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하고 싶다'던 슈가의 꿈에 이어 '빌보드 핫100 10위권에 들고 싶다'던 RM의 바람까지 현실이 됐다.
미국 빌보드는 2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10위를 차지해 K팝 그룹 최초로 톱10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핫100은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집계하는 차트로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팬덤이 있더라도 노래에 대한 대중적인 인기도가 중요해 빌보드 200보다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의 핫100 최고 기록은 28위로 10위권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DNA'가 차트 67위까지 오르며 총 4주간 머물렀고, 같은 해 '마이크 드롭' 리믹스는 28위로 K팝 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톱10위는 자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핫100에서 한국 가수 최고 성적은 싸이가 2012년 세계적 인기를 끈 '강남스타일'로 기록한 7주 연속 2위다. 이 곡 외에도 싸이는 '젠틀맨'으로 5위, '행오버'로 26위, '대디'로 97위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씨엘의 '리프티드'와 원더걸스의 '노바디'도 각각 76위, 94위에 올랐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사실 빌보드 200은 앨범차트이기 때문에 상위권에 올랐다고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노래라고 볼 수는 없다. 핫100 순위가 함께해야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며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1위에 이어 핫 100 10위에 올랐다는 건 미국에서도 그냥 인지도가 있는 정도가 아닌 '최고 인기 가수' 반열에 올라섰음을 뜻한다. 팬덤을 넘어서 대중에게도 보편적으로 인기 있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즈·아사히신문 등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연이은 신기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새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아미'(팬클럽) 없이는 불가능했다. 아미의 열정은 저스틴 비버 팬클럽 '빌리버스', 테일러 스위프트 팬클럽 '스위프티스'와 맞먹는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은 28일 빌보드 K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과 대담하면서 K팝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벤저민은 "이번 사건은 세계 음악 시장에 있어서 대단한 일이다. 미국이 꼭 영어로 된 음악이 아니어도 좋은 음악에 눈과 귀를 열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K팝이 미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대중화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중남미에서 거대한 규모로 K팝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K팝에 돈을 쓰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이 "꿈은 클수록 좋다"며 말한 남은 꿈은 핫100 1위와 '그래미 어워즈' 무대 그리고 세계 스타디움 투어다.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상 수상 가능성이 있을까.
이 평론가는 "그래미상의 의미는 단순히 차트 순위나 대중적 인지도가 아니라 그래미상 심사위원들에게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전례를 보면 그래미상이 아이돌을 반기지는 않아 왔지만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폭발적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앨범과 싱글의 동반 상승으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 등 자신들이 말한 목표에 아주 가까워졌다"면서도 "싸이의 성적이 고무적이었던 건 2위라는 순위를 7주 동안 장기간 유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위권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무느냐, 미국 대중과 얼마나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