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가수 금사향(본명 최영필)이 어제(10일) 오전 4시 15분쯤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원로가수들의 모임인 거목회 이갑돈 명예회장은 "고인이 오늘 새벽 일산 요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1929년 평양 출생인 금사향은 상공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이피스트로 근무하던 1946년 주위의 권유로 조선 13도 전국 가수 선발대회에 참가해 1등을 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첫사랑'이란 곡으로 데뷔한 고인은 1948년 서울 중앙방송국(현 KBS) 전속 가수 1기생으로 활동했으며 '님 계신 전선'과 '홍콩 아가씨', '소녀의 꿈' 등의 대표곡을 발표했습니다. 금사향(琴絲響)은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란 뜻으로 작사가 고려성 선생이 지어준 예명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군예대에서 활동하며 최전방까지 위문 공연을 펼친 참전 연예인입니다. '위문 공연 도중 죽더라도 국가에 보상을 받지 않겠다'는 일종의 각서인 '먹물 도장'을 찍고서 군의 사기를 위해 목숨 건 활동을 했습니다. 고인은 국내 여자 가수 최초로 하이힐을 신고서 전장의 무대를 누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대표곡 '홍콩 아가씨'는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로 시작하는 곡으로, 피란 시절 부산에 설립된 도미도레코드사를 통해 1954년에 취입했습니다. 경쾌한 멜로디의 이 곡은 전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잊게 해준 노래였습니다.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위문 공연을 다닌 공훈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 선정됐으며, 이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고인을 오랜 시간 조명해온 박성서 평론가는 "가장 어려웠던 한국전쟁 당시 군예대원으로 근무하며 군번 없는 용사로 활동하셨다"고 고인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고인이 자신이 기억하는 구전 가요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됐습니다. 발인은 12일 오전 6시, 장지는 전북 임실 호국원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