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K팝 댄스 춤동작을 분석한 박사 논문이 나왔다.
26일 성균관대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는 강주선(姜周善·38) 한국예술교육원 부원장은 'K팝 댄스를 활용한 초등학생 무용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그동안 K팝에 관한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논문은 있었지만 K팝 댄스 동작을 다룬 박사 논문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강 부원장은 2000년 2인조 걸그룹 도리도리로 활동한 1세대 아이돌 출신 톰보이 모델 선발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주제로 논문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K팝 댄스 동작을 배움으로써 사람의 희노애락 감정을 표현하는 신체표현능력도 확실하게 배양할 수 있음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루돌프 폰 라반의 LMA(Laban Movement Analysis)움직임 분석 툴에 사람의 감정표현 때 나타나는 동작 특징을 대입하여 새로운 '움직임 감정모형'을 만들었고 이 모형을 통해 K팝 댄스 포인트 안무를 분석했다. 라반은 무용계 움직임 기보법의 바이블인 '키네토그라피'을 고안하는 등 모던 댄스의 선구자이자 세계적 무용이론가다.
논문에서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유명 K팝 69곡의 포인트 댄스동작의 특징이 잘 분석됐다. 각 댄스의 표현 특성을 기쁨(신나고 즐거움, 흥분과 황홀, 희망), 슬픔(설움, 비통과 애통, 상실감), 좋음(좋아함, 관심과 원함, 사랑), 싫음(미움과 괴로움, 역겨움, 증오와 경멸), 공포(두려움, 걱정과 우려, 소심), 분노(화, 공격성, 한)에 이르는 6가지 큰 감정과 18가지 상세 감정으로 세분했다. 초등학생들이 각각의 K팝 댄스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18가지 감정 표현 방법을 익히게 되는 새로운 무용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싸이의 '강남스타일' 안무는 양팔을 앞으로 모으고 한발씩 위로 신나고 즐겁게 뛰는데 이것은 '기쁨'의 감정을 표출하는 대표적인 동작이다. 크레용팝의 '빠빠빠' 안무와 티아라의 '뽀삐뽀삐' 의 포인트 안무 역시 신나고 즐거운 감정을 드러내는 움직임이다.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는 몸의 움직임 형태는 트와이스의 '티티',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 포인트 안무를 통해 관련 감정을 학습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가 이같은 논문 주제를 잡게 된 것은 최근 들어 K팝 댄스 배우기가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중 가장 인기있는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따라하는 춤동작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논문을 심사한 용인대 무용과 한윤희교수는
[김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