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앱서 활용성 높아…카메라 슬로모션·듀얼스테레오 만족
얼굴 움직임과 소리에 딜레이 현상·그립감은 아쉬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S9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해 나를 닮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기능의 이름은 'AR 이모지'.
애플이 아이폰X에서 선보인 움직이는 이모티콘 '애니모지'와 비슷합니다. 내 움직임을 따라하는 캐릭터로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쓸 수 있습니다.
실제 기자가 갤럭시S9을 통해 AR 이모지를 만들어 봤더니 셀피 한 장만으로 간단히 나를 닮은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에서 AR 버튼을 클릭한 후 셀피를 찍고 성별을 선택하면 몇 초 만에 내 얼굴의 100개 점을 따 '나만의' 캐릭터가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 캐릭터는 내 생김새를 만화 캐릭터화한 것으로 '잘 그렸다' 싶을 정도로 닮았습니다.
얼굴뿐만 아니라 팔다리가 달려있어 더욱 사람같은 느낌을 줍니다. 만들어진 캐릭터를 이용해 표정을 찡그려보기도 하고 윙크도 해보면서 동영상을 녹화해봤더니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꽤 자연스러웠습니다. 다만 팔다리 움직임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동물이나 사물 캐릭터에 움직임을 입힌 아이폰X의 애니모지를 재밌게 이용했기 때문에 AR 이모지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실제 나를 닮은 캐릭터가 나를 따라하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애니모지와 달리, AR 이모지는 삼성 키보드가 적용되는 모든 메시지앱에서 적용될 수 있어 활용성은 훨씬 높아 보입니다.
그러나 싱크가 꼭 맞는 아이폰X 애니모지와 달리, 얼굴 움직임에 입혀진 소리가 약간 딜레이돼 싱크가 안 맞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그 밖에도 달라진 카메라 기능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기나 반려견을 키우는 사용자라면 슬로모션은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험으로 물풍선을 바닥으로 터뜨려봤더니 풍선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물이 파동을 그리며 퍼지는 순간까지 제대로 담아내 볼 만한 영상이 나왔습니다.
소니가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에서 선보였던 것과 같은 기능이지만, 수동으로 셔터를 눌러야 하는 소니 제품과 달리 영역을 미리 설정해놓으면 자동으로 움직임을 추적해 동영상 촬영이 시작돼 편리합니다.
이외에도 갤럭시S9에는 듀얼 조리개,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가 탑재돼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갤럭시S8이 1룩스(촛불 하나를 켜 놓은 밝기) 환경에서 촬영한 사진과 비교해보니 실감할 만한 차이는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외양적으로는 갤럭시S8과 비교해 바뀐 점이 거의 없습니다. 갤럭시S8(전면 화면 비율 83.3%)보다 베젤이 줄어 전면부에서 화면 비율이 90%대로 올라갈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있었지만 공개된 갤럭시S9은 전면 화면비율이 83.2%, 갤럭시S9플러스는 84.2%로 전작과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충격을 덜 받게 하려고 전면 고릴라글래스의 두께를 다소 늘리고, 알루미늄을 교체, 좌우 베젤에는 각 0.1mm씩 살을 붙이면서 그립감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갤럭시S8 사용자라면 체감할 만한 차이입니다.
갤럭시S8 사용자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전면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였습니다. 갤럭시S8을 쓰면서 다른 스마트폰보다 작은 음량이 항상 아쉬웠는데 스테레오 스피커가 추가되고 돌비 애트모스 기능이 들어가면서 훨씬 풍부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도입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이 몇 달 전까지 나돌았던 앞면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센서는 이번에도 적용되지 않았으나, 뒷면 지문 인식센서의 위치가 바뀐 점은 환영을 받을 만한 요소
갤럭시S8의 지문 인식센서는 카메라 바로 오른쪽 옆에 붙어 있어 센서에 손가락을 갖다대면서 카메라를 건드려 카메라 렌즈에 지문이 묻어 지저분해지기 일쑤였으나, 갤럭시S9에서는 센서가 카메라 밑으로 이동돼 실수할 확률이 줄었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해 온 빅스비 버튼은 여전히 왼쪽 모서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