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튜디오 10주년 첫 영화 '블랙 팬서'(14일 개봉)가 설 연휴 극장가를 파죽지세로 휩쓸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서 출발해 역대 설 연휴 최대 흥행 기록까지 경신한 것이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블랙팬서'의 개봉 5일차 누적 관객수는 309만 7666명. 과거 설 연휴 기간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으로는 '겨울왕국'(2014)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가 있으나, 연휴 기간 내내 1위를 유지한 건 '블랙 팬서'가 유일하다. 9년 만의 기록이자 역대 2월 최단기간 흥행 기록이다.
이 영화 홍보·마케팅을 맡고 있는 영화사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대표는 "역대 마블 단독 히어로 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이자 올해 개봉 영화를 통틀어서도 최고 성적"이라고 했다.
'블랙팬서'는 아프리카 가상 왕국 와칸다의 왕이자 어벤져스 새 멤버 티찰라(채드윅 보스만)의 왕위 계승기를 그린다. 극중 부산 촬영분이 20여분을 넘을 만큼 애초 한국 시장 흥행을 강하게 인식하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편 동시기 개봉한 한국영화 성적은 녹록지 않았다. 강동원 주연의 '골든슬럼버'가 '블랙팬서' 뒤를 이어 개봉일부터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했지만, 3일차부터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에게 자리를 내줬다. 연휴 기간 모은 관객 수는 100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 98만여명이다.
'흥부'의 성적은 더 암담했다. 개봉일부터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해 연휴 기간 지지부진한 모습만을 보인 것이다. 이 영화 개봉 5일차 누적 관객수는 '블랙팬서'의 일일 관객 절반 수준에
14일 한국영화 개봉작 두 편의 부진으로 도리어 빛을 본 건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었다. 이 영화는 앞선 세 영화보다 6일 먼저 개봉했지만, 연휴 기간 뒷심을 발휘해 17~18일 박스오피스 2위를 꿰찼고, 누적 관객수도 200만명을 넘겼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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