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설 음식은 어떤 맛일까…北응원단 차분한 설맞이

떡국·송편·만두 등 특식 아침 식사…
차례는 지내지 않아대부분 숙소에서 쉬고 일부만 알파인스키 응원 나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응원단이 16일 차분한 설 아침을 맞았습니다.

응원단은 이날 오전 7시께 붉은색 체육복 상·하의를 맞춰 입고 스피디움에서 준비한 명절 음식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대기하던 취재진이 "남한에서 설을 맞은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반갑게 웃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기만 했습니다.

식당에 차려진 음식은 오대쌀로 빚은 떡국과 인제산 황태구이, 내린천 두부 구이, 만둣국 등이었습니다.

우리와 달리 설에 송편을 먹는 북한 풍습에 따라 송편도 식단에 올랐습니다.

스피디움은 인제군이 제공한 떡 60㎏과 두부 100모, 황태 300마리 등을 정성껏 조리해 응원단 앞에 내놨습니다.

인원을 나눠 식당에 들어선 응원단이 각자 식판에 원하는 음식을 양껏 담는 모습은 유리문 너머로 취재진에게 포착됐습니다.

응원단 일부는 북한에서 보지 못한 듯한 특정 음식에 한동안 시선을 고정하더니 소량을 식판에 올렸습니다.

삼삼오오 식탁에 모여 앉은 이들은 음식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후식으로는 인제산 오미자로 우려낸 차와 약과 등이 제공됐습니다.


북한에서 약과는 개성지역에서만 즐겨 먹는 특산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북한 응원단은 일부만 버스 2대를 이용해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가 열리는 용평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들은 버스에 오르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취재진의 인사에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떡국은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물음에는 환한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용평 알파인스키 경기장으로 응원전을 펼치러 나서지 않고 숙소에 머무는 나머지 응원단은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응원단 안전을 관리하는 우리측 정부 관계자는 "잔류 인원은 윷놀이 등을 하면서 자유시간을 보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알파인스키 경기장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단원들은 점심께 용평을 출발해 숙소로 복귀, 오후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조용히 설을 보낼 예정입니다.

북한 응원단은 전날 남자아이스하키 남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자정 이후 돌아오는 등 하루 휴식을 취했던 지난 11일을 제외하고 연일 일정을 소화해왔습니다.

지난 7일 남한을 방문해 인제에 여장을 푼 북한 응원단은 남은 대회 기간 남북한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25일 올림픽 폐회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