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노선영, 올림픽 기록 경신…1천500m에서 14위
"동생 노진규와 약속 지켜…마음 후련하다"
세상을 떠난 동생 노진규를 위해 뛰겠다며 이를 악물었던 노선영(콜핑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노선영은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 58초 75를 기록했습니다.
공인 개인 최고기록(1분 56초 04)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총 네 차례 출전한 자신의 올림픽 기록 중에선 가장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그는 27명의 선수 중 14위에 올랐습니다.
5조 아웃코스에서 카자흐스탄 예카테리나 아이도바와 경주한 노선영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출발선에서 총성이 울리기 전에 움직이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다시 출발선에 선 노선영은 첫 300m를 26초 44에 주파했습니다.
이후 700-1,100m 구간을 30초 87에 끊었고, 마지막 400m에서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노선영은 경기 후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노선영은 지난 2016년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전 쇼트트랙 대표팀 故노진규의 친누나입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평창올림픽은 동생이 그토록 서고 싶었던 무대였다"라며 "동생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를 마친 노선영 선수는 "마음이 이제 후련하다"고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내 최선을 다한 경기를 했다"며 "부담감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일원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던 노선영은 팀추월에 나서려면 개인종목 출전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착오 때문에 출전이 무산될 뻔했습니다.
노선영은 동생을 대신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져 왔기에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선수 2명의 출전이 불발되면서 예비 2순위이던 노선영이 출전권을 승계해 극적으로 '동생을 위한 레이스'가 평창에서 이뤄졌습니다.
당시 상황을 묻자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돌아본 노선영은 "누구의 도움도 아니고 스스로 얻은 기회였는데, 주위의 시선 때문에 4년간 노력해 온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지막 올림픽을 그렇게 끝내기 싫어 출전을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선영은 '동생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그렇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동생이 (레이스를) 봤다면 만족스
아울러 "경기 전까지는 동생 생각이 많이 났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동생 생각보다는 경기에 집중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날 레이스에 만족하는지 묻는 말엔 "(대표팀에서 벗어나 있던) 일주일 동안 쉬어서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생각보다는 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